◆ 한국 큰손들의 2017투자전략 / ④ 정재호 새마을금고 CIO ◆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자산 42조원을 굴리고 있는 정재호 자금운용부문장(CIO)이 전하는 투자 노하우다.
22일 매일경제 레이더M과 만난 정 부문장은 미국 수도 워싱턴에 위치한 한 랜드마크 빌딩과 주변 지역 조감도를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는 "해당 빌딩은 워싱턴을 가로지르는 포토맥 강변에 위치해 워싱턴 기념탑이 한눈에 들어오는 최고 입지의 빌딩이지만 내부 검토 결과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오히려 아직까지 개발이 덜 된 해당 빌딩 강 건너편 지역 투자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이 같은 운용전략을 바탕으로 기존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등 톱티어(거대도시) 지역에서 사들였던 부동산들을 꾸준히 팔고 올 들어 세컨드티어(일반 대도시) 지역인 네덜란드 로테르담 소재 '드 로테르담(De Rotterdam)' 빌딩을 사들이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교체해 나가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 운용자산 규모를 올해 6조2000억원에서 내년에는 6조9500억원 규모로 12% 늘릴 복안이다. 기존 투자건 중 상당수가 만기가 돌아와 재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 새롭게 투자할 대체투자 규모는 '조 단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부문장은 "대체투자는 부동산 이외에 중소형 사모투자펀드(PEF), 항공기 금융 등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하고 수익성이 높은 '블루오션'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운용자금 원천이 고객 예금인 탓에 안전자산인 채권 중심의 보수적 운용방침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도 기회를 포착할 경우 자금을 집행할 복안이다.
정 부문장이 생각하는 주식시장 상승 신호는 국내 수출 지표가 반등세를 나타낼지 여부다.
그는 "미국발 달러 강세로 국내 산업의 근간인 수출이 강한 반등세를 보일지 살펴보고 있다"며 "그동안 수출이 부진해 왔던 데 따른 기저효과까지 감안할 때 내년에 코스피가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0년이 대표적인 과거 사례다. 월평균 달러당 원화값은 그해 1월 1138.77원에서 같은 해 6월에는 1214.02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이 불거진 탓이다. 이 같은 원화 약세 효과 덕분에 통관 기준 수출액은 그해 1월 307억달러에서 같은 해 12월에는 441억달러로 큰 폭 늘어났다. 그리고 연초 1681.71로 시작한 코스피는 연말에 1907.70으로 13%나 급등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는 수출 지표 회복세가 확인될 경우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5000억원 규모를 주식에 투자할 복안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직면한 가장 커다란 도전은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다.
정 부문장은 "그동안 채권금리 장기 하락세로 인한 채권가격 상승으로 좋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급등락으로 인해 내년도 채권운용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내년 33조원 규모 자금을 채권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채권을 사고파는 적극적인 트레이딩이 아닌 만기 보유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장 금리 상승은 오히려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 요인일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 정재호 부문장은…
1958년생으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