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 21일 기준 465조2450억원이다. 직전 최대치인 지난 9월 30일(452조6719억원)보다 12조6000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바이 코리아'에 나섰다는 것. 지난해 3조5783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는 180도 바뀐 외국인 행보다.
시장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악재보다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더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주식은 금리와 기업 이익이란 두 가지 변수로 움직이는데 금리 인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국내 기업 이익의 경우 올해 2분기 이래 저점을 통과한 것이 확인되면서 외국인 매수를 끌어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 거래 규모는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 누적 거래량은 904억4360만주, 거래액은 1091조원씩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거래량은 20%, 거래대금은 18%씩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말 81조원을 웃돌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19일 기준 74조원대로 7조원 이상 줄었다. 이는 지난 8월부터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됐는데도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변수가 자본시장에 전반적인 무기력증을 가져온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주식투자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
이 같은 주식시장 위축은 채권시장 한파로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2분기 199조원에 달했던 회사채 발행 물량은 올 3분기 기준 141조원으로 줄었고, 지난 20일 기준으로 114조원까지 감소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