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매일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183개 코스피 상장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증권사 세 곳 이상 전망치 제시)를 분석한 결과 전체 79.8%인 146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기업은 12곳, 지난해 대비 100% 이상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도 10곳에 달했다. 반면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 기업은 37개(20.2%)이고 이 중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하는 기업은 2곳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조사 대상 기업들의 4분기 총 영업이익은 34조604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24조3711억원) 대비 41.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말 예상했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인 33조2800억원과 비교해도 1조원 이상 늘어났다.
시장은 4분기 실적 개선의 주역으로 중후장대 기업을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 모두 1조1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3200억원에 이어 4분기에도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사업부 재편 등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던 현대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울한 4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도 적지 않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4분기에도 적자전환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삼성SDI는 소형 전지 공급 감소 탓에 3분기 영업손실 1100억원에 이어 4분기에도 400억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삼성전기도 4분기에만 5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에 따른 매출 공백이 큰 데다 연말 재고 조정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갤럭시S8 부품 출하 일정이 늦춰지고 있어 내년 2분기부터나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술수출 계약 해지 공시 이후 주가가 반 토막 난 한미약품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700억원에서 올해 605억원으로 64%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부진이 계속된 탓에 전년 대비 57%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쌍용차(4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46%) 현대위아(-27%) 금호타이어(-8%) 넥센타이어(-6%) 등 자동차 부품주도 4분기 부진이 예상된다.
수익성과 별개로 시장은 국내 상장사의 장기 성장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영업이익 증가 추세와 반대로 매출액은 오히려 줄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성장을 버리고 비용절감 등 구조조정으로 이익을 늘리는 '불황형 흑자'를 좇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올해 4분기 183개 기업의 총 매출액은 429조71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9조950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
[이용건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