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80%수익·현대상선 40% 손실…공매도 세력, 기업 따라 희비 엇갈려
↑ 사진=연합뉴스 |
해운업계의 불황을 틈타 '베팅'에 나선 공매도 세력들이 기업의 명운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을 노린 공매도 투자세력은 80%를 웃도는 수익을 챙겼지만, 현대상선 주식을 빌려 공매한 투자자들은 현대상선이 극적으로 회생하는 바람에 오히려 40% 이상의 투자 평가손을 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입니다.
28일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해운업체를 겨냥한 공매도가 최근 기승을 부린 가운데 특히 한진해운의 공매도량은 올해 연간 기준 최고치에 달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한진해운의 공매도량은 3천154만여주로 추산됐습니다.
부실에 허덕이던 한진해운이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주가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세력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진해운은 올해 8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2010년 1천189만주, 2011년 835만주에 불과했던 한진해운 공매도량은 2012년 2천400만주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후 이 종목의 공매도량은 매년 2천만~3천만여주에 달했습니다.
연초 한진해운의 주가는 3천500원대였으나 500원짜리 동전보다 못한 331원(27일 기준)까지 추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공매도 세력이 평균적으로 2천166원에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평가이익은 무려 84.71%에 달합니다.
주식을 빌려 2천166원에 팔고 27일 종가(331원)에 되사 빌렸던 주식을 상환했다면 1주당 1천835원의 평가이익을 본 셈입니다.
단, 공매도 평균가는 이 기간에 공매도 거래대금을 공매도 거래량으로 나눈 값으로 공매도 시점과 환매수 시점에 따라 평가이익은 더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습니다.
한진해운의 회사채도 동전주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2012년 발행된 5년물 '한진해운 76-2'는 연초 9천530원이었으나 94.7%나 가치가 폭락한 506원(27일 기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현대상선을 공매도한 투자자들은 오히려 큰 손실을 봤습니다.
현대상선이 극적으로 회생해 연초 4천원이었던 현대상선의 주가는 27일 6천450원 수준까지 61.25%나 급반등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상선의 공매도 평균가가 4천446원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 손실률은 45%로 추산됩니다.
주식을 빌려 공매도 평균가(4천446원)에 팔고 26일 종가(6천450원)에 되샀다면 1주당 2천4원의 평가손실을 보는 셈으로 추정 손실률은 45% 수준입니다.
현대상선도 한진해운과 마찬가지로 해운업계가 불황의 늪에 빠진 최근 수년간 공매도 세력의 주요
2010년 440만여주에 불과했던 공매도량은 2013년 1천950만여주로 뛰더니 작년에는 5천500만여주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과 달리 법정관리 위기를 넘기자 공매도량은 작년(5천577만여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2천236만주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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