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초저금리와 지지부진한 증시 탓에 수익률 확보를 위해 고액 자산가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자산 규모가 7조원대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총자산(AUM) 규모는 6조6천91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1년 말 도입된 한국형 헤지펀드는 올해 들어 폭풍 성장했습니다.
4년 전인 2012년 9월 7천884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헤지펀드 자산 규모는 올해 1월 3조원을 돌파하고 1년도 안 돼 4조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헤지펀드 시장이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허용으로 전문 운용사가 선점하던 헤지펀드(전문사모집합투자업) 시장에 증권사들도 뛰어들면서 시장 자체도 커졌습니다.
헤지펀드 운용사는 작년 말 17개에서 현재 67개로 늘어났습니다.
이들 운용사는 펀드멘털(기초체력) 롱숏, 기업공개(IPO), 메자닌, 스타업투자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를 내놨습니다. 롱숏 전략은 매수를 의미하는 롱(Long)과 매수를 뜻하는 숏(Short)을 복합적으로 구사하는 것입니다. 건물 1~2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메자닌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단순하게 주식에만 투자하는 상품보다 안정적이거나 높은 수익을 추구하지만, 운용 실패로 평가손실을 내기도 합니다.
올해 수익률은 메자닌 형태의 '플랫폼파트너스 액티브메자닌 전문투자형사모펀드1호'가 29.25%로 가장 우수했습니다. 다음으로 '웰스 공모주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제1호' 25.21%, 'LK 메자닌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제1호(C클래스)' 19.29%, ''이퀄 H 전문투자형사모펀드(클래스 C-S)' 19.14%, '브로스 형제R 전문투자형사모펀드 제1호(클래스Cs)' 16.49% 등도 높은 성과를 올렸으나, 일부 펀드는 최대 20%의 평가손실을 냈습니다.
설정 이래 누적수익률(보수 차감)을 보면 '삼성H클럽Equ1호'가 41.22%로 가장 높고, '안다 크루즈 전문사' 39.20%, '삼성H클럽멀티스트레' 38.21%, '마이다스 적토마 멀' 38.06%, '삼성H클럽오퍼튜니티' 37.62%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헤지펀드 판매시장은 설정액의 점유율 기준으로 NH투자증권(2조2천583억원), 33.7%, 삼성증권(1조5천672억원) 23.4%, 미래에셋대우(1조3천846억원) 20.7% 등 상위 3곳이 80% 가까이 차지했습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부장은 "올해 시장 자체는 급성장했으나, 증시가 삼성전자 등 대형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데다 공매도 규제가 강화돼 적지 않은 펀드가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내년에도 공매도 규제가 강화되면 롱숏 전략을 쓰는 헤지펀드는 다소 고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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