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수장들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위기 속에서 변화와 도전의 기회를 찾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는 증시가 올해도 녹록지 않은 환경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브렉시트, 미국의 보호무역 우려, 국내 정국혼란, 안보 위기 등이 신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긴장을 풀지 않겠다는 다짐이 이어졌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금융혁신 플랫폼'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 정 이사장은 "자본시장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 시장 참여자들을 위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 성장에 따른 단계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량기업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상장 요건을 다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제도 개선, 옴니버스 계좌 시행, 주문 유형 다양화 등 투자자를 위한 발전 방안도 언급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시장 확대를 강조했다. 초대형투자은행과 중기특화증권사 제도를 통해 경쟁 기반은 마련된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때라는 의미다.
황 협회장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계는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자산증식을 위한 관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다양한 성장산업과 벤처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것도 앞으로 수행해야할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회사의 수장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올해 적극적으로 먹거리를 찾아 성장과 안정성을 모두 잡겠다고 나섰다.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는 "합병 이후 노조를 비롯한 제도적 통합과 함께 문화 통합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며 "올해는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더욱 발전 시키고 안정적인 '자산관리(WM)' 수익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기관영업 부문이 크게 성장했지만, 이들 사업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WM 부문의 성장이 뒷받침 돼야 공격적인 투자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범 20년을 맞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모험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은 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사회에 기여하고,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며 "투자 없이 성장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현대증권과 KB증권의 통합 이후 청사진을 발표했다. 윤 회장은 "그룹 내 협업과 시너지를 위한 사전 준비를 차근차근 준비했다"며 "이제 자본시장에서도 KB가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과 보험, 은행의 복합 점포 개설은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형 금융투자회사는 대형사와 차별화 된 역량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TB투자증권은 중기특화증권사 자격을 획득하고, 관련 IB사업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대표는 "적극적으로 상품 영역을 확대하고 해외 시장도 개척할 것
김신 SK증권 대표는 "구조화 금융,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 강점을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며 "자산관리 부문에서 VIP 비즈니스와 모바일 부문 성장을 계획한 대로 잘 진행해 나가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