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2일(14:3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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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두고 이랜드 그룹과 한국신용평가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랜드 그룹 측에서 법적 대응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한신평은 패션부문의 영업실적 부진과 계열 전반의 과중한 차입금, 진행 중인 자구계획 성과의 가변성 등에 따른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패션부문의 영업실적 부진으로 이랜드 그룹의 수익창출력 저하 추세가 2015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9.7% 수준에 머물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2015년 4.5%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3.9%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투자부담이 가중되면서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지난 2015년 4조4000억원으로 확대된 이후 2016년에도 과중한 차입금 부담이 완화되지 않았다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지난 9월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317.9%, 56.2%로, 전년 말과 비교해 14.9%포인트, 0.4%포인트씩 늘어났다.
한신평은 재무구조 개선계획과 관련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으나 상장시기, 공모가격, 공모규모, 시장 상황 그리고 외부변수에 따라 IPO의 실제 성과와 재무구조 개선효과에는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랜드 그룹 측은 이번 한신평의 보고서에는 3분기까지 실적만 반영됐고 그 이후 10~11월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대한 평가가 빠졌다고 항변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 10월 이후 서울 홍대와 서교동, 마곡 등지 부동산을 매각해 2500억원 자금이 들어왔고 재무부담이 일부 경감됐다"며 "티니위니의 경우에는 올 1월 중으로 잔금이 들어올 예정이며, 10~11월 영업실적 또한 반등했다"라고 말했다.
이랜드 그룹은 티니위니와 부동산 매각 등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고 있으며, 공모리츠 상장과 이랜드리테일의 상장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 이번 신용등급 하락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 한신평이 이랜드월드 평정 의견서에서 밝혔던 등급 하향조건에 해당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을 하락한 것은 불합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정 때문에 IPO, 리츠 등을 준비하는 데 차질을 주는 게 맞느냐"며 "법적 대응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신평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자금과 4분기 영업실적 등 이랜드 측에서 제출한 자료를 모두 검토해서 반영한 후 등급을 조정했다"며 "영업실적 반등으로 보기에는 기간이 짧고 외부 감사를 받지 않은 내부 자료였다"라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