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 마감 D-2
9일 우리은행과 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 행장, 이 그룹장, 김 전 부사장이 직간접적으로 지원 의사를 밝히고 물밑에서 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비롯해 윤상구 전 부행장, 김양진 전 부행장 등의 지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고 정화영 중국법인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 법인장의 경우 최근 국내를 떠나 있은 지 3년이나 돼 불리한 상황이라 실제 지원 가능성은 낮다는 전언이다.
우리은행 내 서열 3·4위인 남기명 개인고객그룹장과 손태승 글로벌그룹장 역시 이 행장 신임 아래 성장했던 인물들이라 이 행장과 직접 경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은 예상 후보군 중 이 행장, 이 그룹장, 김 전 부사장을 차기 행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인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 A위원은 "기본적으로 최근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직에서 오래 벗어나 있는 후보는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랜 기간 우리은행을 떠나 있었던 인물은 행장 취임 이후 조직을 파악하고 인사를 하는 데만 6개월 정도 걸려 실적 개선에 크게 신경 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는 뜻이다. 특히 과점주주들이 6개월~1년 이후에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기 때문에 조직을 추스르다가 단기 실적이 흔들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현직인 이 행장과 이 그룹장, 지난해 3월까지 우리은행 부사장으로 몸담았던 김 전 부사장으로 후보군이 좁혀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당장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이 행장 연임론'이 힘을 받고 있다. 이 행장이 취임한 후 2년간 실적 개선과 약 50%의 주가 상승을 이끌어 민영화 성공을 뒷받침한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이 행장 대세론을 장담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영화 직후 이 행장이 과점주주들과 상의 없이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것이나 공익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는 발언 등이 너무 앞서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정부 통제하에 다소 방대했던 우리은행 조직 슬림화를 통해 조직 효율성을 갖추고 실적 개선을 이뤄내는 것에도 임추위원들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국내 1위 은행인 신한은행은 총 20명의 임원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1조51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우리은행은 24명의 임원으로 같
임추위 B위원은 "행장이 바뀌어야 할 이유도 없지만 또 반드시 연임돼야 할 이유도 없다"며 "결국에는 비전을 갖고 새로운 지배구조하에서 얼마나 조직을 잘 이끌어 가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