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주춤했던 펀드 수익률 오류가 다시 늘어 지난해 200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일(250일) 기준 거의 하루에 한 건꼴로 펀드 수익률에 오류가 있었던 셈이다. 수익률 오류가 발생한 펀드는 대부분 해외펀드다. 저금리로 초과수익을 노린 해외투자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수익률 산정을 맡은 사무수탁회사의 업무처리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펀드 수익률 계산의 잣대가 되는 기준가격이 틀려 이 가격을 수정한 펀드 공시건수는 200건(클래스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8건(9.9%) 늘어난 수치다. 2012년까지 연간 200건 이상이던 펀드 기준가 오류는 2014년 132건까지 줄었으나 저금리 여파로 해외펀드 잔액이 급증한 2015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매일경제 분석 결과 지난해 기준가 오류가 발생한 펀드의 거의 대부분인 93%(200건 가운데 186건)가 해외펀드였다.
기준가 오류의 오차범위는 보통 0.2~1%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펀드의 잘못된 수익률을 확인하거나 심할 경우 잘못된 기준가격으로 펀드에 가입하거나 환매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해 펀드 신뢰 저하를 부추길 수 있다.
특히 내년부터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태국 등 5개국 간 아시아 펀드패스포트(역내 교차판매) 시행을 앞둔 가운데 국내에서 만들어진 펀드들의 수익률 오류는 국가적 망신이 될 수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신한아이타스·하나펀드서비스·미래에셋펀드서비스 등 사무수탁사들은 운용사로부터 매일매일 펀드별 운용지시서를 받아 전체 순자산과 계좌 수를 합산해 기준가(순자산/계좌 수)를 산정한다.
사무수탁사들은 운용지시서 제출기한을 거래 당일 오후 5~6시 사이로 정하고 정해진 시간에 들어오지 않은 지시서는 다음날 처리하는 이른바 '컷오프(Cut-Off)'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한 사무수탁사 관계자는 "해외펀드의 경우 운용지시서가 밤 10시가 넘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심야시간에 집중되는 업무 절차로 인해 오류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면서 "일본처럼 해외펀드는 거래일 다음날 기준가를 산정하면 보다 정확한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운용사나 판매사들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기준가 산정이 늦어지면 그만큼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는 반응이어서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컷오프 제도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
■ <용어 설명>
▷ 펀드 기준가격 : 매일 펀드 수익률을 계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격. 추가 설정하거나 환매를 할 때도 기준이 된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