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와 은행들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유언신탁시장에 증권사들이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주요 증권사들은 톡톡 튀는 신개념 유언신탁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최근 최저 5000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 상품인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망 전까지 자신이 원하는 예금·펀드 등으로 자산을 운용한 후 사망 후에는 상속인에게 원하는 방식으로 지급하도록 설계된 신탁 상품이다.
특히 자신이 사망할 경우 자녀에게 생활비 형식으로 월별이나 분기별로 나눠 지급해달라는 부모들의 가입 문의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영표 신영증권 신탁부장은 "생전에는 종합자산관리를 받고 사후에는 유산으로 설계할 수 있는 유언신탁에 대한 고객들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11일 유언서 보관 및 집행 관련 신규 부수 업무를 시행하겠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곧바로 새로운 유언대용신탁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의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차원에서 유언대용신탁은 꼭 필요한 서비스"라며 "차별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유언대용신탁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도 신탁업 관련 규제를 완화해 신탁 상품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2012년 신탁업법이 개정된 후 은행뿐 아니라 증권업계에서도 유언신탁 붐이 일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재산 공개를 꺼린 데다 운용할 수 있는 상품군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2010년 삼성증권이 증
물론 불투명한 세제 기준은 여전히 유언신탁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 <용어 설명>
▷ 유언신탁 : 고객 생전에는 금융회사가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고 사후에는 상속인(수익자)에게 유산을 지급해주는 신탁 상품이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