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원화값의 전일 대비 변동폭(종가 기준)은 이날 현재 달러당 10.74원으로 지난해 일평균 원화값 변동폭(5.93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일간 원화값 변동 수준이 급격하게 커졌다는 얘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사록이 공개된 지난 5일 원화값은 하루 새 20.1원 급등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난 지난 9일 다시 15.3원 급락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영국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이 거론된 10일 원화값은 다시 13.7원 급등했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이 있었던 12일에도 11.7원 올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드문드문했던 일간 원화 변동폭이 두 자릿수가 되는 사례가 거의 매일 반복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원화값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진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값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방향성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당일 시장 재료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원은 "연초부터 시장 상황이 워낙 불확실한 데다 시장 내 불안 심리도 팽배한 상태이기 때문에 원화값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서 연구원은 "시장이 과민반응을 하면서 달러 강세 이유가 생기면 통상적인 상황보다 원화가치가 더 떨어지고, 달러 약세 이유가 생기면 원화가치가 과도하게 오르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달러 추세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도 추가 강세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트럼프 당선자의 모호한 언행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선 전 강력한 확장 재정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기치를 내건 트럼프 당선자는 당선 이후 발
중국 위안화와 원화 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위안화 변동성이 최근 확 커진 점도 원화값 변동성을 키웠다는 진단이다. 환율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값이 한쪽으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널뛰기를 하는, 변동성이 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