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국내 렌터카시장이 선두권 업체들의 과점체제로 재편돼야 AJ렌터카의 진정한 '부활' 성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AJ렌터카는 전일 대비 120원(1.48%) 하락한 8000원에 장을 마쳤다. 52주 신저가에다 2014년 9월 고점(1만8200원) 대비 55.5%나 하락한 셈이다. 현재 주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다. 상장돼 있는 렌터카업체가 없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안 되지만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네트웍스의 PBR는 0.75배다.
그동안 AJ렌터카의 실적은 성장과 정체를 반복해왔다. 2008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204억원은 2012년 470억원으로 2배 이상 크게 확대됐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자동차를 반드시 구매해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도 렌터카 수익 개선의 요인으로 꼽혔다. AJ렌터카의 전체 매출액에서 자동차 렌탈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로, 이 가운데 65%가 법인 중심의 장기 렌탈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성장세에 2013년부터 제동이 걸렸다. 2013년부터 줄어들고 있는 영업이익은 지난해 400억원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최근 5년래 최저 수준인 201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9%나 감소한 수준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달에만 8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국민연금도 지난달 5%대였던 AJ렌터카 보유지분을 4%대로 줄였다고 지난 10일 공시한 바 있다.
실적 침체의 원인은 렌터카시장 과열 경쟁에 따른 점유율 하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2012년 기준 AJ렌터카의 시장 점유율(등록대수 기준)은 14.37%로 3위인 현대캐피탈을 5%포인트 가까이 앞질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점유율이 11.46%까지 하락해 3위인 SK네트웍스(10.44%)와 별 차이가 없다. 같은 기간 선두업체 롯데렌탈의 점유율도 하락한 만큼 후발업체들의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AJ렌터카가 반등하기 위해선 렌터카시장 경쟁구도가 재편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롯데렌탈과 AJ렌터카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평균 12%에서 2015년 7%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형성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선두권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 이익률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렌터카업체 에이비스(AVIS)와 허츠(HERTZ)도 2000년대 경쟁이 과열되며 영업이익률이 8%로 하락했다가 2010년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며 12%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업종 특성을 고려하면 단순히 영업이익 감소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렌터카업체의 유형자산 대부분은 매년 감가상각을 실시하는 중고 차량이다. 이는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렌터카업체들의 실적 지표는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감가상각비 증가는 앞으로 매각할 자산이 증가한다는 의미로 미래 이익 증가와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J렌터카의 지난해 1~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AJ렌터카는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트남 하노이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AJ렌터카의 실적과 주가 움직임은 지분 39.8%를 보유한 AJ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AJ네트웍스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용건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