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펀드 투자분석 리포트가 지난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최근 5년간 20조원이 이탈할 정도로 공모펀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증권사 펀드 담당 애널리스트가 사실상 자취를 감춘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13일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증권사들이 작성한 펀드 분석 리포트는 총 248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펀드 분석 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한 첫해는 2007년으로 한 해 동안 343건이 발행됐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653건, 2009년에는 955건으로 매년 300건씩 급증했다. 당시는 국내에서 주식형 펀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펀드 보고서는 2010년 861건으로 줄어들었다. 코스피가 최고점(2011년 5월 2일·2228.96)을 기록한 이후 장기 박스권으로 접어든 2011년부터 급격히 줄어들었다. 최근 5년 사이 국내외 주식시장이 그나마 반짝 강세를 나타냈던 2015년에만 397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감소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펀드 보고서가 줄어든 직접적인 원인은 펀드 분석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5~6년 전까지는 10대 증권사가 대부분 펀드 전문 애널리스트를 두고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에서 펀드 리서치를 전문으로 담당했던 문수현 연구원과 유동완 연구원이 지난해 말 인사에서 각각 포트폴리오 관리와 상품기획 담당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옛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에서 펀드 분석을 맡았던 오온수 연구원도 KB증권으로 통합된 후 부서가 투자상품서비스본부로 바뀌면서 상품기획 중심으로 업무가 바뀌었다. 이제 펀드 분석만 전문으로 하는 애널리스트는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미 삼성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 다른 증권사는 글로벌 시황이나 상품기획을 담당하면서 펀드 관련 개괄적 흐름만 소개하는 수준의 보고서만 내고 있다. 신영증권의 경우 오광영 고객자산운용부 부장이 간헐적으로 리서치가 아닌 펀드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펀드 전문 리서치 인력을 없애는 근본적인 원인은 공모펀드 판매 부진 때문이다. 2008년 말 1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