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와 손잡은 블로코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7월 삼성벤처투자로부터 1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블록체인 분야 최초로 GS인증 1등급을 획득한 업체다.
현재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포인트 서비스는 포인트 적립과 사용이 따로 처리되는 시스템인 데다 위·변조와 해킹에도 취약해 현금처럼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최근 대기업 계열 카드사를 중심으로 카드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보안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롯데카드의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면 포인트 적립·사용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되고, 보안문제도 완벽히 해결돼 카드 포인트가 마치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화폐의 역할을 하게 된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제휴사까지 포함한 대규모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포인트를 현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하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롯데카드의 '엘포인트(L.POINT)'로 다른 사람에게 간편송금을 하거나 온라인쇼핑에서 간편결제를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다른 제휴사 포인트와 교환할 수도 있다. 롯데카드는 향후 포인트는 물론 종이로 발행되는 상품권 역시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관리해 위·변조나 중복 사용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카드사는 최근 본인인증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말 금융권 최초로 애플리케이션(앱)카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는 간편인증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카드는 카드 포인트 관리, 대출 관리 등에 광범위하게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신한카드는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미래 금융기술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했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 내 블록체인 분야 관련 부서와 자회사들로 구성된 '블록체인 실무협의회'에 참여해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나선 것은 모바일 결제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보안성 강화와 사용 편의성 향상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중앙집중형 서버에 데이터를 보관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카드사들을 계속 괴롭혀 온 해킹과 정보 유출에 대한 두려움을 한번에 해결해 준다. 아울러 요즘 카드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모바일 앱카드의 사용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모바일로 30만원 이상 결제하려면 공인인증서나 전화(ARS) 등을 통한 복잡한 추가 인증이 필요한데, 블록체인 인증시스템을 도입하면 보안성이 강화되면서도 인증 절차는 매우 간편해지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 재발급 등 번거로운 절차도 사라진다. 데이터가 제3의 인증기관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선 거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실제 서비스와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 <용어 설명>
▷ 블록체인 : 데이터를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참여자에게 분산해 해킹을 막는 보안 기술. '공공 거래장부'라고도 부르며 비트코인 등 디지털 화폐로 거래할 때 처음 적용됐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