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투자노트 / 유바이오로직스 ◆
그렇지만 실적개선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제품 판매가 시작되면서 유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3분기 재무제표에는 기존에 없던 2억원 규모 매출채권이 계상돼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이 판매되면서 제품 원가가 충당금 형태로 반영된 것이다. 매출채권이란 일반적으로 기업이 제품을 공급하고 받아야 할 외상 매출금이다.
유비콜은 2015년 경구용 콜레라 백신 중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Prequalification)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유니세프와 3년간 210억원, 1030만도스(1회 복용 단위) 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후 같은 해 연말부터 아이티 말라위 네팔 등으로 130만도스를 공급했다. 올해 1분기에는 소말리아 모잠비크 네팔 등에 300만도스를 수출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예정된 300만도스는 60억원가량의 수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높은 생산능력도 유바이오로직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공공백신 시장 경쟁사인 샨콜의 1년간 생산능력이 200만~300만도스인 반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연간 2500만도스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인도 파키스탄 등으로 등록 국가를 확대할 것으로 보여 실적과 주가 모두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BNK투자증권은 유비콜 공급이 전 세계 개별 국가로 확대돼 유바이오로직스가 올해 흑자전환(22억원)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부정적 요인도 있다. 특례상장 기업 특성상 과거 실적이 아닌 회사 측이 추정하는 미래 발생 수익을 할인해 공모가 범위를 산출하기 때문에 실적개선이 예상보다 더딜 때는 주가 하락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매출액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올해 실적을 꼼꼼히 살핀 뒤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관투자가도 마찬가지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9~10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밴드(6000~6800원) 최하단으로 확정했다. 142개 기관(43.14%)이 희망 공모밴드보다 낮은 5500원 미만을 선택했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보호예수)해야 한다는 확약을 신청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높은 성장성에 의존해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것이 바이오주 투자의 핵심"이라며 "한미약품 사태 이후 기술계약 해지, 임상 중단 위험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바이오·제약주들은 단기 급등락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재무구조도 튼튼하지 못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유바이오로직스의 자본잠식률은 58.66%로 회사 측이 밝힌 실적개선과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자기자본 확충)을 고려하면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 폐지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일반공모 규모가 기대에 못 미쳐 자기자본 확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자본잠식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IB
한편 유바이오로직스는 16~17일 이틀간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총 320만여 주 가운데 우리사주 물량(64만주)을 제외한 256만주를 공모한다.
■ <용어 설명>
▷ 기술특례상장제도 : 당장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심사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