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은행'으로 불리는 모바일금융 플랫폼 사업이 시중은행들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달말부터 국내 영업을 시작할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서고 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모바일 금융사업을 잇따라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 하나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의 모바일금융도 '100만명 클럽'에 가입해 규모의 경쟁을 예고했다.
17일 KB국민은행은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 '리브(Liiv)'의 가입자 수는 서비스 시행 6개월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리브는 경조사비를 간편하게 보내는 '리브 경조사', 더치페이하기에 편리한 '리브 더치페이' 등 기존의 모바일 뱅킹과 차별화 한 다양한 기능을 앞세워 회원 100만명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음달에는 금융권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디지털 저금통인 '리브통'을 출시하는 등 모바일 연계 서비스를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브통은 와이파이·블루투스 통신망을 활용해 앱(응용 프로그램)과 저금통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모바일 플랫폼 회원수가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로 17일 현재 138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위비뱅크는 기존 은행업무는 물론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과 온라인 마켓인 '위비마켓'을 오픈하면서 기존 은행권에서 취급하지 않았던 SNS와 생활서비스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뒤를 이어 KEB하나은행의 원큐뱅크가 130만명, KB국민은행의 리브는 100만명, 신한은행의 써니뱅크는 71만명, NH농협은행의 올원뱅크가 4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KEB하나은행도 원큐뱅크와 하나멤버스 등 모바일 플랫폼에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면서 주도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대화형 플랫폼인 '텍스트뱅킹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출시했으며, 최근 금융권 최초로 증강현실에 기반을 둔 쿠폰 제공 서비스 '하나머니GO'를 출시해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한은행이 운영중인 써니뱅크는 일종의 외화 가상금고인 '환전모바일금고'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환율이 낮을 때 수시로 외화를 사서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출고하는 방식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농협은행의 올원뱅크는 아직 가입자 수에서는 뒤지지만 농협의 계좌가 없이도 가입할 수 있다는 개방성 때문에 금융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올원뱅크를 전면 개편하고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금융업무 상담을 해 주는 '금융봇' 서비스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O2O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시중 은행들이 이처럼 모바일 플랫폼 보급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이고 있는 것은 모바일·인터넷으로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이달말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인터넷은행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면 주요 주주회사인 유통, 통신사들과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만큼 기존의 은행들은 상당한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은 이미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금리 대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 등 기존 은행들이 제공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회사들은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며 "은행들이 모바일 뱅킹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에 필적할 만한 수준으로 플랫폼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모바일 플랙폼은 시중은행들의 해외 시장 공략 첨병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 직접 지점이나 법인을 세우는 방식보다 '손안의 은행'을 통한 현지 진출이 젊은층 고객이나 소매금융 시장공략에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베트남써니뱅크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현지 가입자가 4만3000명을 넘었고 마이카 대출상품은 출시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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