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은 크라우드 펀딩이 도입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사업성 있는 아이디어를 갖고도 투자를 받지 못했던 신생 벤처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금 조달 창구를 만들어줬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성과가 애초 기대에 못 미쳐 안정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가 지난해 1월 25일부터 현재까지 모집에 나선 자금은 334억여원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중 약 51%에 해당하는 17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펀딩에 성공한 사례도 총 231건 가운데 약 49%(114건)로 절반 이상이 실패했다. 스타트업 기업 2곳 중 1곳은 투자유치에 실패한 셈이다.
크라우드펀딩은 도입 초기만 해도 성공률이 50%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2016년 8월 43.5%, 9월 33.3%, 11월 33.3%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크라우드 펀딩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과 제도적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더 많은 투자자와 기업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 광고는 중개업체 홈페이지에서만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을 활발히 유치해야 하는데 잠재적 투자자들에는 이를 알릴 방법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또한 투자금액 한도도 확대해야 한다. 개인이 한 기업에 연간 200만원씩, 총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는 기존의 규제를 완화해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영화 등 일부 업종에 쏠림 현상도 개선해야 한다. 크라우드펀딩은 제조업, 서비스업, 농업을 비롯해 거의 모든 산업군을 대상으로 펀딩이 이뤄지지만, 영화산업처럼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영역에 자금 쏠림이 심하다. 이에 반해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여전히 함량미달이다. 고객 점유율이 낮아 홈페이지 방문 자체가 뜸한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는 투자자 유치에 애를 먹을 수 밖에 없
크라우드 펀딩 업계 관계자는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금융 당국도 규제를 한꺼번에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크라우드 펀딩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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