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부실로 고전하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농협은행이 올해초 본격적인 '인사실험'에 나섰다.
기존 관행을 깨고 고속승진을 통해 능력있는 젊은 인재들을 대거 전진배치한 것이다.
17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올해초 팀장과 부지점장급 승진인사에서 승진연수를 채우지 못했음에도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승진한 이른바 '발탁승진' 인원이 올해 109명으로 지난해 (71명)보다 38명 늘어났다. 특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불리한 이른바 '유리천장' 현상도 약해졌다. 농협은행의 여성 직원 가운데 부지점장급 이상 여성간부직원의 승진은 지난해 63명에서 올해초 78명으로 24% 늘었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부행장 인사에서도 성과주의를 인사의 핵심 원칙으로 세우고 창사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부행장 11명 중 9명에 달하는 임원을 과감하게 교체했고 뒤이은 본부 부서장 인사에서도 42명 중 33명을 교체했다. 이같은 대폭 인사는 '성과주의' 정착을 주도하고 있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뚝심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농협 금융지주는 계열사 인사에서 NH선물의 신임 대표로 농협은행의 이성권 부장을 이례적으로 발탁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성권 신임 NH선물 대표는 국제금융부와 자금시장부를 거친 뒤 자금운용부장을 지내며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농협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성과주의 인사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농협 중앙회가 인사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극복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농협금융지주의 지분은 모두 농협중앙회가 보유하고 있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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