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재건축 대어'는 없었다. 18일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얘기다.
통과가 유력하게 점쳐졌던 한강변 대규모아파트 단지 반포1,2,4주구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심사가 한번 더 보류됐다.
역시 초미의 관심사였던 잠실주공5단지는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이날 심사도 못했다. 서울시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형 단지 재건축 속도조절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18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는 각각 2000가구가 넘는 반포1,2,4주구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이 또 한번 보류됐다.
반포 재건축 안은 그동안 여러번 상정됐고 보류된 상황이라 '이번에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또 한번 미뤄진 것이다. 한강변 공공성 문제와 도로문제 등 다양한 의견이 도계위원 사이에서 제시됐기 때문이다.
또 이 두 건의 재건축이 시행되면 4300가구였던 이 일대가 8744가구에 달하는 거대 매머드급 단지가 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워낙에 많은 의견들이 있어 보류시켰으나 조합에서 조정을 해오고 좀 더 논의하는 조건으로 수권소위원회에 상정 후 바로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대를 모았던 잠실주공5단지 심사는 아예 이번 도계위에서 하지 못했다. 워낙에 주민들 기대가 커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잠실주공5단지는 강남구나 서초구 일대 한강변 아파트들과 달리 4개 동에 대해서는 층수를 50층까지 지을 수 있는 상황이라 '층수 규제의 덫'을 풀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은 곳이다. 그러나 시간 문제로 심의를 하지 못해 2월로 넘어가게 됐다.
정복문 잠실주공5단지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 단지 안건은 일정상 2월 첫주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단지와 규모가 비슷한 반포 1,2,4주구는 2015년도부터 오늘까지 다섯차례 상정됐으나 통과되지 않아 도시계획 심의를 통과한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좋은 소식 전해드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 전해드리며, 심의준비를 위해 협력사들과 다시 또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밝혔다. 21일 이 아파트단지는 조합원 설명회 등을 열 예정인데, 이 때 서울시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 밖에 신반포14차, 신반포6차 등 재건축안도 상정만 됐을 뿐 심사를 못했다.
수권소위원회에서 찬성하면 도계위 본회의 상정없이 바로 정비계획이 통과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수권소위원회 일정이 언제 잡힐지는 미지수다. 한 관계자는 "2월 중에는 결론이 나지 않겠냐"는 입장을 밝혔다.
굵직한 단지들의 재건축 정비계획 통과는 없었지만 비교적 '미미한' 용적률·경관 심사와 소규모 단지는 무난히 도계위 벽을 넘었다. 특히 송파구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재건축의 용적률 심사는 순항했다.
이날 도계위는 송파구의 미성·크로바 아파트와 진주아파트가 제출한 299%대의 용적률 제출을 승인했다. 다만 공원 등 시설을 추가하고 도로·출입구 등에 대한 일부 조정을 해야 한다. 전체 가구수가 80가구에 불과한 반포현대아파트를 계획용적률 230.56%, 총 107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
이 밖에 종로구 창신동에 수도설비를 공급하는 안건과 마포구 서교동 359번지의 어린이공원을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안도 이번 도계위를 통과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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