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19일 한국M&A거래소(KMX)가 국내 상장사(코넥스 포함)의 M&A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총건수는 293건으로 전년 대비 17건(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총금액 규모는 12조5948억원으로 14조1089억원이었던 전년보다 1조5141억원(10.7%) 감소해 건당 거래 규모는 오히려 축소됐다.
KMX는 지난해 상장사들이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개편에 집중하고 취약 업종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해석했다.
실제로 M&A 유형별로 구분해 보면 전체 건수 가운데 합병이 117건으로 40%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의 LG생명과학 흡수합병, 현대에이치씨엔의 현대에이치씨엔서초를 비롯한 5개 자회사 합병 등이 시너지와 사업 효율성 확보를 위한 상장사 합병의 대표적 예다.
2015년에는 삼성SDI 화학사업부문·삼성종합화학(2조7915억원), 동양생명보험(1조1319억원), 팬오션(1조80억원) 등 조 단위 빅딜이 성사됐다. 이에 따라 2014년 상장사의 M&A 거래 규모인 7조5076억원 대비 2배 가까운 규모로 거래가 성장했지만 2016년에는 거래 규모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이창헌 KMX 회장은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미국 금리 인상에 국내 정국 불안까지 겹쳐 대기업의 M&A가 축소됐다"며 "반면 규모는 작지만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중견·중소기업의 거래가 늘어난 게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기업이 주로 속해 있는 코스피시장의 M&A 거래 건수는 92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13건 감소했지만, 중견·중소기업 위주의 코스닥시장 M&A 건수는 191건으로 30건 가까이 증가했다. 코스피시장 M&A 거래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증가세가 꺾인 반면 코스닥시장은 3년째 늘고 있다.
올해도 상장사들의 M&A 환경은 미국 금리 인상 본격화와 조기 대선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올해 기업들의 경영목표는 대체적으로 성장보다 안정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며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기업들이 지난해보다도 M&A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