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마누엘 매니 로만 핌코 대표(CEO) |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PIMCO)의 대니얼 아이버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2.25%로 전망하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의 실제 인플레이션 수치와 기대인플레이션 수치가 연준 목표치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수치가 더 올라가게 되면 연준이 보다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미국이 고용 창출과 수출 증대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네 번 이상의 공격적 금리 인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 핌코는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국내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경제 전망과 투자 전략을 발표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핌코는 1971년 '채권왕'으로 불린 빌 그로스가 설립한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다. 현재 운용 자산만 1710조원에 달한다.
임마누엘 매니 로만 핌코 대표(CEO)는 "2017년 전 세계적으로 플러스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는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채권 투자 매력이 단기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대출채권이나 부실채권, 메자닌, 부동산 대출 가운데 가격이 상당히 매력적인 것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의 물가연동채는 물가 상승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차원에서 일정 비중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로만 대표는 "인플레이션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된 미국 물가연동채권에 투자하라"면서 "당분간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이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처로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럽에 대해서도 국채나 회사채보다는 부실채권 투자가 더 유망하다는 시각을 내놨다. 로만 대표는 "최근 한 유럽 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했는데 매우 저렴했다"며 "유럽 은행들의 이 같은 자산 매각은 굉장히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은 '강달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향후 1년간은 지금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아이버슨 CIO는 "급격한 상승세는 없겠지만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대신 정치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비중을 더 늘리기보다는 줄이는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25일 출범할 트럼프의 새 행정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아이버슨 CIO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이해하기가 어렵고 그 방향을 가시적으로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출범 초기 지지율이 40%도 채 되지 않아 그의 정책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개혁과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는 분명히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당장 시행되지는 않을 것이며 2018년은 돼야 대두할 테마로 예상한다. 규모도 애초의 발표처럼 상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브라질 채권은 올해에도 유효한 투자처로 꼽았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