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주요국보다 5년이나 늦게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도 산업자본의 은행진출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프레임에 갇혀 영업에 나서기도전에 날개가 꺾이는 형국이다.
민주당 주류인 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 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이학영 의원과 전해철 의원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함께 오는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은산분리 원칙인가? 족쇄인가?'라는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세미나를 주최하는 두 의원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은산분리 완화에 강력 반대해왔다. 세미나 발제를 맡은 전성인 홍익대 교수 역시 대표적인 은산분리 완화 반대론자다. 기존은행의 대항마로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역할을 하려면 대규모 자본확충과 투자가 필요하다. 산업자본 확대가 불가피한 이유다. 영업 개시준비중인 K뱅크나 카카오뱅크 모두 KT와 카카오라는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했다. 때문에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해 주는 내용의 특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자본의 은행진출 확대반대 프레임에 갇힌 이른바 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의원들이 은산분리 완화에 강력 반발하면서 상황이 꼬이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0일 "금융이 재벌의 금고가 돼서는 안 된다"며 "금산분리를 통해 재벌과 금융을 분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은산분리 완화법안 통과가 어려워지자 인터넷은행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사업을 주도해야 할 주요주주인 KT(케이뱅크)와 카카오(카카오뱅크) 등의 증자가 힘들어져 제대로 영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현행법 하에서는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주식 4% 이상을 보유할 수 없게 돼 있다. KT주도 K뱅크는 내달 말 정식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고, 카카오뱅크도 상반기 중 영업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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