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K뷰티(한국산 화장품)의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는 '최순실·김영란법 리스크'에 어닝쇼크에 빠졌다. 이에 비해 실적 악화의 주범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는 오히려 아모레퍼시픽에게 작았다. 사드 리스크가 휩싸였던 중국 시장에서는 선방한 반면 최순실 게이트와 김영란법의 여파로 내수 경기가 가라앉으며 안방 시장에서 맥을 못춘 것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K뷰티주(株)에 대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22억원으로 전년 동기(1270억원) 대비 17.2%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225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7.4%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전망치(컨센서스)는 1466억원으로 4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4분기 수익성 악화 원인은 내수 부진에 따른 국내 화장품 사업 실적 둔화와 치약 리콜 비용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고가 화장품 선물 수요 감소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차질은 촛불집회 영향을 받는 시내 면세점 부문에서 발생했을 것"이라며 "4분기 들어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둔화됐고 치약 리콜 관련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도 악재"라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4분기 발생한 치약 리콜 비용은 1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4분기 부진에도 연간 기준으로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성장한 5조6454억원,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848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모레 그룹 전체(아모레G)로는 처음으로 매출 6조원(6조6976억원)을 돌파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영업이익의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과 사드 배치 이슈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에만 5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 주요했다.
또 다른 K뷰티 기업인 잇츠스킨도 '최순실·김영란법'의 후폭풍을 피하지 못했다. 잇츠스킨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전
[문일호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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