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금, 구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덕택에 원자재펀드 수익률이 최근 1년새 평균 30% 가량 오르며 올 들어 1000억원 넘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원유), 트럼프의 인프라투자 확대(기초금속), 글로벌 환율전쟁 불안감(귀금속) 등으로 주요 원자재가격은 올해도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 다만 가격 변동성이 높은 만큼 '몰빵' 투자는 금물이고 금융자산의 20% 이내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펀드로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129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원자재펀드 누적 설정액 2조48억원으로 전체 설정액의 6.5% 정도로 올해 유입된 것이다. 올 들어 공모펀드 시장에서 해외채권형(뱅크론 포함) 펀드로 1조원의 돈이 들어온 것을 제외하고는 가장 눈에 띄는 자금 유입이다. 국내주식형(-2조1230억원), 국내채권형(-8787억원), 해외주식형(-2594억원)에서는 합계 3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상태다.
원자재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이 26.9%로 높은데다 올해 글로벌 시장 상황이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만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11년 1조원 넘는 돈이 몰렸던 '블랙록월드광업주' 펀드는 여전히 5년 누적 수익률은 -50%에 가깝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70%에 육박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반전을 나타내고 있다. 기준환 JP모간자산운용 본부장은 "작년 말 OPEC의 원유 감산 합의 이후 원자재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뚜렷하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1년새 원유(80.2%) 구리(31.5%) 금(7.2%)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오른 만큼 앞으로 투자 눈높이는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주요 원자재 가격 컨센서스를 비교해보면 연말까지 예상 가격상승률은 원유(8.4%) 금(4.0%) 옥수수(3.4%) 구리(-9.5%) 순이다.
하지만 변수가 많아 가격 변화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원유의 경우 OPEC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내 에너지개발 확대정책이 변수다. 금은 인플레이션이 커지면 헤지 용도로 몸값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세계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투자수요 부진에 따른 가격부진을 전망을 내놓았다. 구리도 연말까지 가격 전망치는 낮지만 최근 점차 상승하고 있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간헐적인 조정 속에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아고 니켈 등 기초금속도 모멘텀의 긍정적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원자재펀드 중에서도 어떤 원자재 비중이 높으냐에 따라 펀드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JP모간천연자원' 펀드는 기초금속과 원유, '블랙록월광업주' 펀드는 기초금속과 금, '블랙록월드골드' 펀드는 금, '블랙록월드에너지' 펀드는 원유 관련 주식 비중이 높다. 연초이후 수익률은 블랙록월드골드(18.5%), 블랙록월드광업주(13.9%), JP모간천연자원(2.0%), 블랙록월드에너지(-3.8%) 순이다. 올 들어 구리와 금값 상승률이 높은 반면 원유는 소폭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원자재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체 금융자산의 10~20% 범위내에서 가급적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최만연 블랙록자산운용 대표는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기와 맞물려 움직이는데 미국이 일단 불을 지피고 중국도 우려는 있지만 크게 악화는 안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워낙 가격 변동이 큰 만큼 투자 시점과 투자 자산을 쏠리지 않도록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헤지 여부도 주요 투자 포인트다. 블랙록월드광업주 펀드의 경우 환헤지(H)형은 연초이후 13.9%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환노출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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