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사람들이 부자를 꿈꾸지만, 그 길에 도달하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까.
이러한 궁금점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KEB하나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받는 금융자산 10억원(부동산 등 총자산은 10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 1028명을 분석해 '2017년 한국 부자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부자들의 자산포트폴리오 구성은 부동산이 50%, 금융자산이 50%다. 지난해에는 주식 비중을 줄이고 예금과 현금 비중을 확대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안전자산과 단기상품으로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부자들은 올해 재테크 수단 금융상품으로 지수연계증권(ELS)과 지수연계신탁(ELT)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 1년 미만 정기예금,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뒤를 따랐다.
그렇다면 'ELS·ELT' 상품은 어떤 특징이 있으며 일반 사람들도 투자의 바구니에 넣고 톡톡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ELS는 금융기관과 고객이 하는 '확률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소 복잡한 구조로 설계돼 있어 투자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상품이기도 하다.
주가나 개별 주식에 관련된 조건을 정해 놓고 조건을 만족시키면 고객이 이자 수익을 얻고, 만족시키지 못하면 금융기관이 수수료를 가져가는 식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가 만기 때까지 특정 지수를 넘으면 확정 수익률(7%)을 보장하는 상품이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현재 주가지수가 1700인데, 1년 뒤 만기 때도 주가가 1700 이상이면 수익률 7%를 보장하는 방식이다.
ELS 상품은 운용 방식이 다양한데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인 '원금 보장형 ELS'와 다소 리스크는 있으나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원금 비보장형 ELS' 등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올해들어 ELS에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ELS 발행액은 4조6385억원으로 전년동기(2조9218억원) 대비 1조7167억원(58.8%) 늘었다.
현재 발행되는 ELS는 보통 연 6~8% 수준의 수익률을 제시한다. 6개월마다 상환 시점에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기준 가격의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평균 7%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연 8%~11%의 수익을 챙겼다.
ELS는 '조기상환'이라는 양날의 검과도 같은 묘한 성격을 갖고 있다. 조기상환이 또 다른 투자기회로 인식하는 투자자들도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만기나, 본인이 원하는 시점이 아닌 시점에 환매되는 것은 재투자위험으로 볼 수도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해 상환시점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 장점으로 부각하고 있다"며 "특히,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사용하는 ELS 상품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 ELS와 함께 부자들이 선호하는 ELT는 어떤 상품일까.
쉽게 말해서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ELS를 은행에서 신탁 판매하는 것으로 ELS와 동일한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 투자자들은 ELS·ELT에 대한 투자여부를 저울질할 수 밖 에 없다. 원금손실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상당수의 일반 투자자들이 온라인으로 '묻지마 식' 투자를 하면서 ELS 관련 민원도 증가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오는 4월부터 ELS 등 파생결합증권을 온라인으로 가입할 경우 반드시 자가진단 과정을 거치도록 행정지도를 마련했다. 특히, 6개월 내 투자경험이 없을 경우 8문항의 문제를 풀어야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내놓을 8문항은 ▲ELS의 원금손실 가능성 여부 ▲예금자보호대상 여부 ▲중도상환시 원금손실 가능성 여부 ▲기초자산이 많을수록 커지는 위험성 등에 대한 인지 여부를 묻는다. 다만 문제를 모두 맞혀야 하는 건 아니다. 맞히면 '정답', 틀리면 '오답'이라고 알려준 뒤 정답에 대한 해설문구를 보여준다.
ELS는 비과세 상품이 아니다. 따라서 고액을 맡길 경우,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돼 금융소득 2000만원이 넘을 경우 종합소득과세 대상자가 된다.
부자들이 올해 재테크 2순위로 선택한 '단기 정기예금, MMDA와 CMA'는 현금성 자산으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들이다.
단기 상품인 1년 미만 정기예금은 일정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 내에 은행이 환급하지 않을 것을 약정하는 상품이다. 돈을 모아 목돈을 만드는 적금과 달리, 돈을 한꺼번에 맡기는 거치식 예금상품이다.
MMDA(Money Market Deposit Account)는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의 한 종류다. 보통 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롭고, 각종 이체와 결제도 가능하지만 실세 금리(시장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보통 예금보다 비교적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 투자처를 모색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맡겨 놓는 수단으로 활용되곤 한다. 단, 500만원 미만의 소액이거나 법인의 경우
끝으로 CMA는 자산을 안전한 국공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또 일반 예금처럼 수시입출금이 가능하고, 시중 은행보다 높은 이자로 수익률이 높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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