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는 2016년 결산 결과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12년 이후 2015년(1144억원)까지 이어진 적자행진을 마감하고 작년에는 13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911억원)은 전년 310억원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부채비율과 차입금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말 일제히 한라의 신용 등급을 'BBB/안정적'으로 올렸고 한라는 올해 초 4년4개월여 만에 공모채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이게 됐다.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취임하고 보니 채무 이자만 매년 700억여 원씩 나가더군요. 변화가 절실했습니다." 적자의 늪 속에서 당장 필요한 건 '발전'에 앞서 '생존'이었다.
박 사장은 현금 흐름 위주의 차입금과 리스크 관리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사업이 지연되던 동탄물류단지는 해외펀드로부터 65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받아 630억원의 현금을 회수했고 중국 톈진의 주택개발사업 마무리를 통해 현지법인으로부터 총 1454억원을 받았다. 비용 줄이기와 원가 관리를 진행하면서도 수주 작업은 꾸준히 이뤄졌다. 지난해 12월에만 동탄경부고속도로 직선화 공사와 위례신도시 오피스텔 등 총 4000억여 원 규모 공사를 따냈다.
조직과 인사 측면에서는 기획형 개발사업과 이를 위한 설계 역할 강화·해외사업 체계화를 추진하기 위해 현장과 사업본부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했다. 미래본부와 IT센터는 각각 한라그룹의 신규사업실과 통합IT실로 합쳤다.
박 사장은 "그룹 미래전략실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 관련 먹거리 사업을 만들어 2021년 이후에는 비건설 신규 사업의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조직이 변하면서 직원들이 겪는 고충도 적지 않았다. 박 사장은 '계급장'을 떼고 직접 소통에 나섰다.
"취임 후부터 지금까지 과장, 대리, 사원을 위주로 모아 서로 힘든 점을 얘기했습니다."
작년 6월 300만주를 모집한 한라 유상증자는 임직원들이 대거 신청하면서 청약률이 130%를 기록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보답으로 100만주를 직원들에게 무상 증여할 정도였다.
한라가 백척간두 같던 상황을 뛰어넘었지만 올해 건설·부동산 시장은 전
한라의 올해 목표는 오히려 영업이익 1021억원 초과 달성이다. 철도·항만·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사업 외에 기획 제안형 사업, 뉴스테이·지주공동 주택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