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회사 리스크관리·불건전 영업행위 집중 단속

↑ 민병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2017년 금융투자회사들의 중점 검사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리스크관리와 고객 대상 불건전 영업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15일 '2017년 금융투자회사 중점 검사사항'을 사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2015년 5월부터 금감원은 금융투자회사 중점검사사항에 대한 사전예고제를 도입한 바 있다.
먼저 금감원은 금융투자회사별 규모·영업특성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는 취약부문의 리스크가 건전성·유동성 악화로 전이되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이와 병행해 리스크관리 수준에 대한 건전성 검사도 실시한다.
민병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증권회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기매매업무 등 다양한 사업부문의 리스크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증권회사의 총위험액은 2013년 6조3000억원, 2014년 6조8000억원, 2015년 8조원, 2016년 9조2000억원 등으로 매년 뛰고 있다.
금감원은 증권시장에서 특정 사업부문에 대한 리스크 과다 노출 등 쏠림현상 관리 여부, 유동성관리 등 리스크관리 실태에 대해 점검한다. 합병·대형 증권사의 경우 내부통제시스템·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의 적정성에 대해 살펴본다. 아울러 신규자금조달수단 등 자금조달관련 유동성리스크 관리 실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의 적정성 등에 대해서도 주목할 계획이다.
해외투자증권·펀드 등 복잡한 구조의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도 점검할 예정이다.
민 부원장보는 "영업경쟁 심화 및 성과주의 확대에 따라 회사차원의 공격적 마케팅, 영업직원 일탈 등으로 불건전 영업행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투자상품의 투자권유나 판매과정에서의 불법행위나 증권·자산운용사의 상장공모증권 고객배분절차의 적정성, 투자권유대행인 등의 건전 거래질서 교란행위 등에 대해서도 점검한다.
기관투자자가 IPO공모주식을 펀드·랩·신탁에 배정하는 경우 사전 자산배분 절차를 지켰는지도 살펴본다. 또 과도한 수수료는 투자자의 정상적인 수익을 저해하는 반면, 과당 경쟁에 따른 덤핑 수수료는 고객에게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하거나 관련 비용이 다른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또 자산운용산업의 불건전 영업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가 소홀해질 우려가 있어 건전한 운용관행 확립에도 힘쓴다.
민 부원장보는 "저금리 추세 지속으로 대체투자펀드의 투자 수요가 증대되고있으나, 운용과정에서의 내부통제가 미흡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부실우려 자산의 편입비중이 높은 펀드나 차입형 토지신탁 등에 대해 운용 실태를 점검한다. 또 자산운용사나 증권회사의 투자일임업무 관련 수익률 몰아주기 등 불건전 운용행위가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특히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허위과장광고 여부, 설명의무 준수 등 투자자보호 관련 제반이슈도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자본시장 인프라기관의 기능이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금융투자업자와 달리 인프라기은 독과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검사횟수도 많지 않아 내부통제 업무에 소홀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인프라기관으로는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 상장회사협의회, 신용평가회사, 채권 평가회사 등이 있다.
금감원은 이들 기관의 IT시스템, 고유업무 운영실태 등을 점검하고 신용등급조정 기준의 적정성, 이해관계자의 신용평가 참여행위 등도 살펴본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점 점검사항을 사전에 예고하는 것은 금융투자회사가 준법 감시와 자체 감사활동을 통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사전에 해결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며 "취약부문에 대한 자체 리스크 관리수준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금감원은 중점검사사항으로 선정해 검사를 실시한 사항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는 한편 선정하지 않은 항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하겠다"며 "다만 자체감사를 소홀히 하거나 개선 노력이 미흡해 위법 행위가 발생하는 금융투자회사에 대해서는 엄정한 책임을 부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