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가스 매각 흥행에 따른 매각대금 유입으로 대성합동지주는 핵심 자회사 대성산업의 채무불이행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모면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현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계열사 중 유일하게 현금창출 능력이 있는 대성산업가스를 매각함에 따라 그룹내 건설과 유통 부문의 실적 개선 여부가 향후 그룹 사활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성산업가스 매각을 통해 대성합동지주로 유입되는 현금 규모는 57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기업가치(EV) 기준 매각대금이 2조원 중 부채 5500억원을 제외할 경우 실제 지분 매각대금은 1조5000억원 안팎이다. 이를 대성산업가스 대주주 골드만삭스(지분율 62%)와 대성합동지주(38%)가 지분율에 따라 나눠 가질 경우를 감안한 수치다. 다만 골드만삭스와 대성합동지주간 매각대금 배분 구조에 따라 대성합동지주가 최종적으로 손에 쥘 금액은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대성합동지주는 석유·가스 판매업체인 대성산업과 산업용 가스 생산업체인 대성산업가스라는 양대 핵심 계열사를 근간으로 하는 지주사다. 대성산업가스 매각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대성산업 재무구조 개선이다. '형'인 대성산업을 살리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동생'인 대성산업가스를 양자로 보낸 격이다. 대성산업은 지난해 3분기말 연결 기준 9426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어 3분기 누적 금융비용만 487억원을 지출했다. 이에따라 대성산업 당기순손실은 653억원으로 영업손실 133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이번 대성산업가스 매각대금이 대성산업 차입금 상환에 전액 쓰인다고 가정할 경우 대성산업 부채는 현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재무구조가 큰 폭 개선이 될 전망이다.
대성합동지주와 대성산업은 사세 확장을 위해 신도림역에 추진해온 디큐브시티 개발 사업이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전해왔다. 디큐브시티는 연면적 35만㎡ 규모의 공간에 백화점·호텔·아트센터·오피스 등을 연계해 서울의 롯폰기힐스를 만들겠다고 나선 대규모 사업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기와 함께 2011년 말 총 차입금 규모가 2조2788억원까지 급증했다.
대성산업은 2011년 이후 본격적인 자산 매각에 나서 인사동 사옥(2011년·1384억원), 디큐브 오피스(2011년·1440억원), 가산디폴리스아파트형 공장(2013년·1651억원), 디큐브호텔(1400억원), 대성산업가스 주식(2014년·1980억원), 디큐브백화점(2015년·2650억원) 대성셀틱에너시스 주식(2016년·330억원) 등을 팔았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선제적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알짜 자산까지 매각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대성산업은 대성산업가스 주식을 골드만삭스에 팔면서 이를 되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달아놨다. 그러나 회사채 상환을 위한 자금 마련이 급해지면서 작년말 콜옵션을 포기하고 남아있던 지분까지 넘기기기로 하면서 매각작업이 본격화됐다.
대성산업가스 매각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대성합동지주는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주던 산업가스 부
이날 대성산업가스 매각 흥행 소식에 대성합동지주와 대성산업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10.14%와 5.57% 오른 4만8350원과 45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정욱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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