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모바일을 통한 비(非)대면 금융거래가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 4대 대형 은행에서 최근 5년 동안 500개 가까운 오프라인 지점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지점이 대폭 줄어들면서 이 기간 동안 4대 은행을 떠난 직원들도 7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210개 정도 영업지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돼 '핀테크발(發)' 영업지점·인력축소 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매일경제신문이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의 최근 5년간 지점수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2012년 말 4139개에 였던 영업지점들은 2월 중순 현재 3667개로 집계돼 총 472개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의 국내 지점수가 현재 133개인 것을 감안하면 웬만한 은행의 3배가 넘는 지점들이 이 기간에 사라진 셈이다.
2013년 한해 21개에 그쳤던 4대 은행 점포 감소수는 이듬해 113개로 늘었고 특히 지난해는 온라인·모바일 비대면 거래의 열풍이 불면서 169개로 급증했다. 은행들이 각종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내놓는 등 핀테크 사업에 주력하면서 오프라인 점포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별로는 최근 5년간 하나은행의 폐점숫자(144개)가 가장 많았는데 이는 2015년 외환은행과 합병한 이후 중복점포를 정리하면서 상대적으로 점포수 감소세가 가팔랐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129개)과 우리은행(101개), 신한은행(98개)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대 은행들이 2011년 이후 5년만에 최대 실적을 거둔 것에도 지점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 영향이 컸다"며 "다만 노년층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익숙치 않은 계층이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영업점포를 축소하며 은행들이 누린 효과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대부분 임대형태인 만큼 비싼 임차료 지출이 줄었고, 일부 자가점포는 매각해 쏠쏠한 수익을 거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대 은행은 유휴 점포를 매각해 약 200억원을 올렸다.
영업점포가 줄어들면서 2012년말 이후 4대 은행 직원숫자는 2월 중순 현재까지 총 7556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말 2만1693명에 달했던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희망퇴직자 2795명을 포함해 무려 3893명이 은행을 떠나면서 직원수도 현재 1만7800명으로 급감했다. 하나은행도 이 기간 3557명이 줄어들었는데 2012년 말 (1만7457명) 기준으로 다섯명 중 한 명이 은행을 떠난 셈이다.
은행들은 영업점포를 폐쇄하며 새로운 수익원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금융권 최초로 국토교통부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 협약을 맺고 자가 점포 부지를 활용한 임대사업에 뛰어들었다. 역세권 등 개발수익이 기대되는 지역의 자가점포를 뉴스테이 임대리츠에 매각하고 향후 임대사업이 운영되면 임대수익 일부를 배당받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기존 서울 동부이촌동지점 면적 절반 가량을 헐어 커피전문점 '폴바셋'을 임차인으로 들여 매달 꼬박꼬박 임차료를 받고 있다. 은행들이 앞다퉈 도입한 지역거점 점포제도 역시 이같은 지점 축소에 맞춘 조직개편의 일환이다. 신한은행(커뮤니티제)과 KB국민은행은 2015년부터 주요 거점을 중심로 인근 점포를 묶는 소그룹제도를 운영중이다. 은행 조직의 기본 단위를 개별 점포가 아닌 인근 5~8개 점포를 묶은 지역 거점으로 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올해에는 각 그룹장에게 영업과 인사, 예산편성 권한까지 부여하는 조직개편
[김태성 기자 / 박윤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