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금 1000조원 시대 ◆
22일 금융감독원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민연금 누적적립금은 555조원, 퇴직연금은 147조원, 개인연금은 307조원(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3대 연금자산이 총 1009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노후 대비 연금 체계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3층 구조다.
연금자산 규모는 2015년 말 930조원에 비해 1년 사이 79조원(8.4%) 늘었다. 3월 집계가 완료되는 작년 4분기 개인연금 예상 적립금 규모가 5조~10조원임을 감안하면 작년 한 해 90조원 가까이 연금자산이 불어난 셈이다. 2012년 말 기준 3대 연금자산 합계 675조원과 비교하면 불과 4년 만에 50%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안전자산 위주의 자산 운용 여파로 수익률이 저조해 연금이 노후 준비 수단으로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전체 적립금 1009조원 가운데 71%인 718조원은 예금·채권 등 안전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연금은 적립금의 절반 이상을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데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운용 수익률은 1.6%에 불과하다. 결국 국민연금 전체 운용 수익률을 깎아 내리고 있다. 퇴직연금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1.7%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펀드 운용보수(평균 0.5%) 등 비용을 감안할 경우 실제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은 이에도 훨씬 못 미치게 된다. 결국 은행 정기예금 금리(4대 시중은행 평균 우대금리 1.75%) 보다 못한 연금상품에 노후자금을 맡긴 셈이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교육포럼 대표는 "고령화와 저금리가 심각한 상황에서 연금자산을 예금과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에만 투자하면 노후자금을 불리기 힘들다
국내 연금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규모는 여전히 선진국에 비하면 미미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주요 5개국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금자산 비율은 평균 80%다. 한국은 2015년 기준 이 비율이 60%에 불과하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