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지난 1989년 처음으로 1000을 넘어선 뒤 18년만인 2007년에 2000선을 돌파했다. 그렇다면 상징적 의미를 갖는 코스피 3000시대는 언제쯤 열릴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긴 오는 걸까.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군가는 코스피 5000을 외쳤고, 누군가는 3000 시대를 열 것을 공언했다. 최근 지수는 여전히 210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직 3000시대를 넘보기에는 매우 이른 것처럼만 느껴진다.
이에 앞서 김칫국을 한사발 들이켰던 때도 있다. 2007년 코스피가 무서운 상승세로 2000선을 돌파할 당시 주요 증권사 대표와 리서치센터장들은 빠르면 2009년, 늦어도 2011년 안으로 지수가 3000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던 것.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언감생심이다.
당시 조익재 CJ투자증권(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 기조 속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2009년까지 연평균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동성마저 풍부해 지수 3000 돌파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올 수도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아울러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010년 3000 고지에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족집게로 통했던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부사장(현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코스피 3000 시대가 2009년에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김 교수는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성장이 다극화되면서 경제성장의 안정성이 높아졌고 국내 기업들의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지수 상승 모멘텀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단순하게 계산해보자. 코스피 3000은 현 시점의 지수를 2100으로 계산했을 때 약 43% 높은 수준이다. 바꿔 말하면 코스피에 상장한 전 종목의 주가가 상한가를 찍은 뒤 재차 10% 가량 급등해야 지수가 3000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지수가 2020년까지 3000선을 돌파하려면 연간 기준 9~10%의 상승률을 지속해야 한다. 이는 내년에 2300, 2018년에 2500, 2019년에 2750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3000을 넘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2007년 당시에는 글로벌 경기와 주변국의 경제 여건이 매우 우호적이었지만 리먼사태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을 겪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 조익재 센터장은 "지난달 삼성전자가 200만원에 도달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코스피가 3000까지 오르려면 삼성전자가 300만원 수준까지는 올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면서 "그외 주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40% 이상 성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POSCO의 주가가
조 센터장은 "각 산업군에서 그정도의 단기 성장이 가능한 산업이 몇개나 있을까 고려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전무한 상태라고 본다"면서 "내수 또한 부진해 코스피 3000은 현재로서는 꿈꾸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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