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여파로 냉랭해진 한중 관계에도 중국 기업들이 철저한 선별적 접근 방법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대처해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 기업 인수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 북미 등 글로벌시장에 우회 진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 한국 기업 M&A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도 자국 기업이나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M&A 건에 대해서는 최근 한중 상황과 상관없이 용인해주는 분위기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보기술(IT) 전문업체인 왕쑤테크놀로지가 한국의 씨디네트웍스를 인수한다. 이와 관련해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왕쑤테크놀로지는 공시를 통해 씨디네트웍스의 지분 97.82%를 211억엔(2119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씨디네트웍스는 2000년 설립된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서비스 업체로 국내시장에서 1위, 글로벌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98개 도시에 삼성, 현대, 이베이 등 약 1300개 고객사가 있다.
이번 인수에 나선 왕쑤테크놀로지 역시 씨디네트웍스와 같은 CDN 서비스 전문 업체다. 2015년 기준으로 중국 CDN시장에서 점유율 40.6%로 업계 1위다.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철저한
계산 아래 인수 시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M&A는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첫 빅딜인 금호타이어 인수전도 마찬가지다. 중국 3개 회사가 본입찰에 참여해 막판까지 열띤 경쟁을 벌였고 1조원을 적어낸 더블스타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강두순 기자 / 강병수 인턴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