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에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국내에 출시됐다. 10년 전 일부 자산운용사가 미술품 투자를 전문으로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모펀드를 낸 적은 있지만 펀드 설정액으로 직접 미술품을 선별해 투자하는 펀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명 미술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오를 뿐더러 금과 같이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했을 때도 하락폭이 작아 안전자산으로서 매력도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블유자산운용은 2월 28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우리은행 등 판매사 네 곳을 통해 350억원을 모집해 'W아트전문투자형사모펀드1호'를 설정했다. 1인당 최저 가입금액은 5억원으로 투자자 45명이 모였다. 이 펀드는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 업체인 서울옥션의 자문을 받아 운용된다. 피카소, 김환기 등 국내외 대표 화가 작품 30여 점을 매입할 계획이다. 3년 만기 상품으로 만기 전에 매입했던 미술품을 매도해 연평균 10% 이상 수익률을 목표로 운용된다.
펀드 운용은 서울옥션에서 매수 작품을 1.5배수로 추천하면 운용사에서 별도 자문단 의견을 거쳐 최종 매수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포트폴리오 구성은 주식투자와 비슷하다. 대형 우량주인 유명 화가 작품을 60% 이상, 성장성이 큰 중소형주인 중견·신진 화가 작품은 최대 40%까지 담을 예정이다. 국외 작품과 국내 작품 비중도 60%대 40%로 나뉜다. 또 이해상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옥션이 보유한 재고 미술품은 펀드에 매입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독일 영국 미국 등에서는 2002년부터 아트펀드가 본격적으로 출시됐다. 연간 15~25%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0여 년 전 일부 자산운용사가 화랑과 손잡고 미술품 투자 SPC를 설립하고 해당 SPC가 발행한 대출채권을 담는 방식의 사모펀드가 나온 적도 있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해 2~3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 더블유자산운용의 경우 김우기 대표가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를 20년 가까이 하면서
김우기 대표는 "전 세계 미술품 시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0% 이상 꾸준히 성장해왔다"면서 "서울옥션의 경우 미술품 투자 수익률이 연평균 20%에 달하는 만큼 아트펀드도 연 10% 이상의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