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가 향후 국내 상장사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 기대가 꺾이는 모습이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중국이 박스피 탈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중국의 제재 수위가 전방위적으로 확산 되는지 우선 지켜봐야한다”고 당부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는 5일 “사드 보복이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고 장세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을 관망하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상무도 “중국 관련 소비재 업종의 경우 주가 조정폭이 컸던 만큼 회복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후폭풍으로 단기적 조정장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다만 사드보복이라는 불안 요인 외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슈와 미국 대통령 취임이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한 때 2100선을 돌파했던 점은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여전히 코스피는 국제 주가시장 대비 저평가된 상태이며, 사드 악재가 장기화될 지 예단하기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코어운용본부장은 “중국의 제재 조치로 인해 중국 소비주들이 연이어 폭락하는 양상”이라면서도 “그러나 사드보복 피해주라고 무조건 손절매하기 보다는 경제적 피해 수준이 어느정도 가시화될 때까진 시장 분위기에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국내외 지금같은 불확실한 시기가 투자 기회라는 권고도 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아도 중국에서 대체할 수 없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존재한다”면서 “따라서 중국의 사드보복조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떨어진 업종이나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남권 부사장도 “현재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에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여전히 대형 제조업체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승준 상무는 이익 개선율이 높은 종목, 특히 대형 수출주의 경우 저가 매수관점에서 기회라
아울러 이들 전문가들은 단기적 투자 시각에서 벗어나 국내외 주요 자산별 배분을 통해 손실 위험을 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고민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