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3월 02일(21:3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한화그룹이 올 들어 세 번째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며 흥행가도를 이어갔다. 자회사 실적부진에 발목 잡혀 수요예측에서 번번이 미달을 기록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화(신용등급A0)가 3년물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3900억의 매수주문이 집계됐다. 발행대금은 오는 4월과 8월에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 차환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발행예정일은 오는 9일이며 KB증권이 단독 대표주간 업무를 맡았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계기로 한화의 자금조달 비용은 이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증액발행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예정대로 1000억원을 발행하면 개별민평(민간채권평가 산정) 대비 0.37%(37bp) 낮은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2일 한화 3년물 유통금리가 3.591%인 점을 고려하면 3.2%대 발행이 예상되는데, 이는 올해 만기도래 예정인 한화 회사채 금리(4.150%, 3.707%)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신용등급(A0)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고 수요예측에서 성공한 비결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실적개선에 있다. 지난해 한화는 자체사업인 방산, 화약, 기계 부문의 실적이 늘어나고 주요 자회사인 한화건설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조7749억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지난달 한화케미칼(A+)은 3년물 500억원 모집에서 무려 10배가 넘는 6350억원 끌어모았다. 당시 수요예측 흥행을 기반으로 한화케미칼은 발행규모를 1000억원으로 증액할 뿐만 아니라 개별민평 대비 52bp 낮은 수준에서 발행에 성공했다. 같은달 한화에너지(AA-) 또한 3·5년물 800억원 모집에 나서 6400억원의 매수주문을 끌어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화그룹이 회사채 발행에 나설 때마다 한화건설 등 자회사 이슈가 발목을 잡았지만 올 들어서는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한화 등이 연달아 수요예측에서 성공했다"며 "개별민평에 비해 훨씬 낮은 금리로 발행에 성공하는 등 한화그룹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달라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날 수요예측을 실시한 LS전선(신용등급A+)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한화와 명암이 엇갈렸다. 3년물 800억원 모집에 나섰지만 기관 매수주문이 1230억원에 불과해 수요예측 '미달'을 간신히 면했다. 발행금리 또한 개별민평보다 높은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전해졌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