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이 노골적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펀드를 통해 주식에 간접 투자하는 개인들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전문가들은 게임·엔터테인먼트·화장품 등 중국소비 지향 중소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 가치주 펀드가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낮은 비용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코스피200 지수추종 인덱스펀드를, 좀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지수대비 초과수익을 노리고 싶다면 대형주를 중심으로 압축투자하는 펀드가 낫다는 지적이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강세를 나타냈던 대형주 펀드의 강세가 올 들어서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기준 연초이후 대형주 펀드(코스피200인덱스 펀드 기준)의 평균 수익률은 4.8%인 반면 중소형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1%로 집계됐다. 최근 1년 누적 수익률은 대형주 펀드가 15.8%, 중소형주 펀드가 -9.8%로 2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연초 시장 일각에서는 재작년 8월부터 대형 가치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됐기 때문에 1년 6개월이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중소형주로의 강세 전환을 예상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중국이 이달 들어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을 전방위로 확대하면서 주로 중국소비에 성장 가능성을 근거로 하고 있는 중소형주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사드보복으로 중소형주 펀드는 부진한 흐름이 좀더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국면에서는 실적 대비 주가가 싼 주요 대표 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짠 대형 가치주 펀드를 들고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형주 펀드 가운데서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펀드가 연초이후 6.4%의 수익률로 가장 앞서 있다. 코스피200 대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교보악사파워인덱스' 펀드와 주요 업종별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삼성코리아대표' 펀드도 각각 연초이후 수익률 4.7%와 4.0%를 기록하고 있다.
개별 업종이나 테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따져보면 반도체(KODEX TIGER 반도체) 업종은 한국기업들의 수출다변화가 잘돼 있는 반면 중국의 한국기업 의존도가 높아 사드보복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6일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곽상준 신한금융투자 본점영업부 PB팀장은 "반도체나 첨단 IT부품의 경우 중국이 한국을 대체할 수입처를 찾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절대 수입을 중단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단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대형가치주 펀드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화장품(미래에셋TIGER 화장품)을 비롯한 소비재(삼성KODEX 소비재) ETF의 약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15년 8월 게임·엔터테인먼트·화장품 등 한류 관련기업에 손쉽게 분산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출시한 '한국투자KINDEX 한류' ETF도 당분간 수급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화학(미래에셋TIGER 화학)이나 철강(미래에셋KODEX 철강) 업종의 경우 한·중이 상호보완적 관계로 분류되지만, 한국의 대중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잠재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소비주의 조정이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조정이 발생할 경우 중장기 관점에서는 투자 기회를 노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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