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7년전 가입한 장기주택마련펀드를 최근 환매했다. 그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7년동안 자금이 묶여있을 만큼 수익률이 신통치 않았다”며 “오히려 2~3%대 은행 이자를 받고서라도 묵혀두는 편이 더 나았다”고 불평했다.
장마펀드 투자자들이 올들어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대규모 환매에 나서고 있다. 장기간 꼬꾸라진 수익률 때문에 그동안 펀드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펀드를 처분하고 있는 것이다.
장마펀드는 만 18세 이상의 무주택자나 공시가액 3억원 이하의 1주택 소유자 중 지난 2012년까지 가입자에 한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펀드다. 가입일로부터 7년간 계좌를 유지하면 저축금액의 40% 소득공제(연 300만원 한도) 혜택 및 이자 소득세가 면제된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서민들의 내 집마련을 위한 장기 재테크 상품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집계 기준 장마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2.2%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과 5년 수익률도 각각 3.9%, 4.1%로 회복세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장마펀드의 3분의 2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펀드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음에도 해당펀드에선 연초 이후 515억원이 빠져나갔다. 최근 1년간은 2422억원이나 줄었다. 비과세 혜택 막차기회가 주어졌던 지난 2012년 당시와 비교하면 전체 펀드 규모(설정액)는 그때보다 약 80% 이상 줄어든 3659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장마펀드 37개 중 절반 이상이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로 향후 정리 대상 수순이다.
그나마 규모가 가장 큰 펀드는 지난 2005년에 출시된 '신영프라임장기주택마련60 펀드'로 설정액이 731억원에 그쳤다. 해당 펀드의 최근 5년간 수익률은 10.0%였다. 아직까지 '미래에셋장기주택마련 펀드'와 '하나UBS장기주택마련 펀드' 등은 5년 수익률이
이와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을 채우지 않은 투자자라면 매달 불입 금액을 줄이는 방식으로 펀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기간 누적된 펀드 운용 수수료 및 이자소득세(15.4%) 등의 비용과 원금 손실폭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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