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두 자릿수에 달하는 수입차 할부·리스 금리 부담 때문에 결국 제때 할부금이나 리스 비용을 내지 못해 차량을 압수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김영주 의원실이 수입차 할부·리스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입차 3사(BMW파이낸셜·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폭스바겐파이낸셜)의 할부 최고금리 평균은 10.62%, 리스 최고금리 평균은 11.80%에 달했다. 보통 국산차 할부·리스 최고금리가 4~5%라는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국산차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EQ900의 경우 할부 금리가 6.9% 수준이다.
이처럼 두 자릿수 금리 부담 때문에 수입차 할부·리스 채무불이행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BMW파이낸셜은 2015년 한 해 동안 할부 채무불이행자가 149명이었는데 지난해 9월 말 현재 182명으로 늘었고, 리스 채무불이행자도 같은 기간 145명에서 184명으로 증가했다. 집보다 차에 더 관심이 많은 청장년층 위주로 수입차 할부·리스 영업이 활발하기 때문에 대다수 채무불이행자는 젊은 층이었다. BMW파이낸셜은 채무불이행자 182명 중 절반이 넘는 97명(53.3%)이 40세 미만이었다.
할부 리스업권에 진 빚은 주택담보대출을 시행할 때 신용등급을 판단하는 잣대로 사용되는 소득 대비 부채상환비율(DTI)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기 위해 여신심사를 할 때 고객이 매달 60만~70만원 정도의 고금리 자동차 할부금을 부담하는지를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매달 60만~70만원에 달하는 할부·리스 빚을 주택담보대출로 환산하면 1억5000만원을 3.5% 금리에 받을 때 부담하는 이자 수준이다. 리스·할부로 수입차를 매입한 차주들이 추가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등을 받을 때 부실화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동차 할부·리스는 법정 최고금리 상한선인 27.9% 적용도 받지 않기 때문에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이 리스료를 임대료 개념으로 해석해 금융상품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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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