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깡통계좌로 볼 수 있는 10만원 이하 ISA 계좌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해 상품 출시 배경인 서민 등 국민 재산증식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가 13일 발표한 'ISA 가입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말 현재 10만원 이하 ISA 계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ISA 계좌의 73.2%로 수준으로 가입자 10명중 7.3명꼴로 집계됐다. 10만원 이하 ISA 계좌 비중은 작년 3월 14일 상품 출시 당시 90.7%에서 줄긴 했으나 여전히 소액계좌가 적지 않은 셈이다.
1만원 이하 계좌는 ISA 출시 초기 76.9%(작년 3월말 기준)에서 올해 1월말 현재 52.2%로 역시 비중은 감소했으나, 금융권 유치 계좌의 절반 가까이가 깡통계좌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정책성 상품이다 보니 ISA가 직원들한테 한시적인 영업용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ISA를 제대로 활용하는 고객이 드물고 수익성도 낮아 전체적으로 위축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ISA 가입계좌의 구성 측면에서 소액계좌가 감소하는 등 ISA가 내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금융위가 밝힌 가입자 특성을 보면 총급여 50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3000만원 이하 서민형 ISA 가입자는 1월말 현재 58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위는 국세청 확인 과정에서 서민형 ISA 가입 대상이면서도 일반형 가입이 약 100만명으로 확인된다며 해당 가입자의 서민형 ISA 전환시 서민형 가입자는 약 16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서민형 ISA 가입자가 실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인지 아니면 깡통계좌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해당 계좌 잔고는 언급하지 않았다.
수익률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수익률이 집계되는 일임형 ISA(금융회사 운용형)의 수익률(3개월 이상 누적)은 올해 1월말 현재 평균 2.08%로 저축은행 예금금리 보다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전체 가입 계좌의 10%에 불과한 일임형 ISA의 수익률을 근거로 전체 ISA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부분을 전체로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 용어설명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 연 2000만원 납입한도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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