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투자노트 / 서진시스템 ◆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은 이번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다. 회사 측이 제시한 희망가(2만1000~2만5000원)가 적정한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서진시스템은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전체 공모액은 희망가 상단 기준 358억원이다. 상장 주간사는 NH투자증권이며 상장 예정일은 이달 27일이다.
1996년에 설립된 서진시스템은 통신·반도체·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메탈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초기 통신장비 중심에서 반도체 모바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11년과 2014년에는 베트남 현지법인을 세워 스마트폰 메탈케이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에는 '텍슨'을 인수해 반도체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도 진출했다. ESS는 전력을 모아뒀다가 필요시 활용하는 가정·산업용 장치로 에너지 신사업이 떠오르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다변화에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491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5년 77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13% 늘어난 1658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8.4%, 7.6%씩 오른 243억원, 196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 매출 비중은 통신이 55.3%로 가장 크며 모바일 24.2%, 반도체 10.2%, ESS 4.8% 순이었다. 업계는 올해 매출액이 256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동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통신·모바일·반도체 부문에서 베트남을 비롯한 해외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서진시스템과 NH투자증권은 기업가치 평가 방식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선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을 연환산해 동종 업계 기업의 평균 PER를 적용했다. 비교 대상 기업으로는 DK유아이엘 이랜텍 알루코 인탑스 등을 선정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PER 13.22배를 적용해 계산한 주당 평가액 4만582원에 38.4~48.25%의 할인율을 매겨 희망가를 산출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예상 실적을 감안한 올해 PER는 앞서 제시한 희망가의 하단 기준 4.3배, 상단 기준 5.1배 수준"이라며 "전방 산업과 고객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희망가 범위 내에서의 투자 매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100%가 넘는 높은 부채비율은 투자 위험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별도 기준 137%, 연결 기준 213.5%에 달한다. 최근 몇 년 새 부채비율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업종 평균치인 29.2%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경우 차입금이나 전환상환우선주, 전환사채 등 부채 상환 요청으로 원금과 이자가 일시에 지출되면 현금 흐름이 크게
또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정 회사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으면 매출처의 실적이 나빠지거나 관계가 악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55%에서 2015년 59%, 지난해에는 66%까지 크게 늘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