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대장株 뒤바뀌나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1.16% 내린 1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부터 전날까지 주가는 13.9% 올라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48개(우선주 포함) 의약업종 주가 상승률인 2.2%를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21만6600여 주(3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만한 악재가 겹치고 있음에도 주가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그룹 계열사 경영 전반에 부정적인 총수 구속수사에 이어 지난 13일 장 마감 후에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감사보고서 지연 사유로 한국거래소에서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예고까지 받았으나 영향은 제한적이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10일 상장 당시만 해도 9조50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4개월여 만에 11조원대까지 늘어났다. 의약업종 대장주 자리를 지켜왔던 셀트리온이 이달 들어 다시 주당 9만원대로 떨어지면서 두 종목 간 시가총액 차이는 사실상 없어졌다. 지난 13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11조4465억원, 셀트리온이 11조4849억원으로 격차가 400억원가량으로까지 좁혀졌다.
이 같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세의 근간은 미래 실적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증설 등 대규모 초기 비용을 투입하면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2000억원 안팎 영업손실을 쌓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부터는 자본 투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2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 증가했으며 영업손실도 304억원으로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여기에 지난 3일 바이오의약품 '휴미라' 특허 무효소송에서 처음으로 승소한 것도 긍정적
다만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부문과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긍정적 전망이 실제 실적과 얼마나 부합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기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