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투자 지형에도 상당부분 변화가 예상된다.
점진적이긴 하더라도 미국 금리인상이 이어지면 채권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글로벌 부동자금도 채권에서 주식으로 더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자산만 놓고보면 기업들의 달러부채가 부담되는 신흥국보다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더 유망할 것이란 전망이다.
16일 매일경제신문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투자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점쳐보기 위해 뉴욕생명자산운용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스티븐 린가드 포트폴리오매니저(선임부사장), 피델리티자산운용 애디타 코알라 포트폴리오매니저 등 해외 중량급 펀드매니저 3명을 긴급 인터뷰했다.
3명의 펀드매니저는 이번 인상을 포함해 연내 총 3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고 전망했다. 윤 CIO는 "다음번 금리인상 시점은 6월로 예상한다"면서 "1년 안에 추가 금리인상이 이어지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달러는 엔화나 유로화 대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상이 미국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시장 전문인 코알라 매니저는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기록 경신을 이어온만큼 단기적으로 가격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단기적으론 수급에 따라 주식시장의 출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업 다수가 포진해 있기 때문에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전망이 밝다"면서 "길게 보고 분할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다른 선진국 주식의 경우 유럽보다는 일본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린가드 부사장은 "유럽이나 일본 모두 미국에 비해서는 주가 수준이 싸다는 관점에서 매력이 있다"면서 "다만 유럽은 내달 프랑스 대선 등 대형 정치 이벤트가 계속 이어져 부담스러운 만큼 일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신흥국의 경우 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싸긴 하지만, 신흥국 기업들 상당수가 달러 부채가 많아 달러 강세 환경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투자 의견이 엇갈렸다. 린가드 부사장은 "대통령 탄핵과 삼성그룹에 대한 기소로 인해 그동안 투자심리가 위축됐으나 최근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나면 흥미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윤 CIO는 "대통령 탄핵 및 조기대선 실행 등 불안정한 국정으로 인해 북한·중국과 관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저평가 매력에 비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인상 국면에서 채권 투자는 부정적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용등급 'BB+ 이하' 투기등급 회사채(하이일드)가 투자 대안으로 거론된다. 금리가 오르면 절대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지만, 경기회복 과정에서 기업 부도율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귀금속이나 원자재의 경우 금리인상에 따른 가격 방향성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달러화 표시 자산이어서 달러가 강세를 띄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윤 CI
[최재원 기자 / 김효혜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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