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해외채권을 사는 투자자는 매수시점에 급변하는 환율과 금리 위험에서 해방되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채권을 사는 시점에 투자자에게 환율과 채권가격을 고정해 알려주는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부담은 상당부분 증권사 측이 짊어지는 구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같은 내용의 '헷지북 시스템'을 다음달부터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해외채권을 파는 국내 증권사 중에 이같은 헷지 시스템을 도입한 것인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해외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골칫거리는 내가 이 상품을 얼마에 사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거였다. 신흥국 해외채권을 사려면 최소 두단계의 환전 절차를 거쳐야 한다. 통상 원화를 달러로 바꿨다가 이를 다시 신흥국 화폐로 바꿔 상품을 사들이는 구조다. 문제는 이를 위해 최소 2~3일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환율과 금리가 잠잠할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금융시장이 요동칠때는 투자자가 손해를 볼 여지가 적잖게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채권을 살 시점에 환율이 1루블당 19.54원이었는데 환전 절차가 끝난 3일후 환율이 1루블당 20.12원으로 원화값이 떨어진다면, 투자자는 앉은 자리에서 3%의 수익을 날리는 셈이 된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상품이 연 0.1%포인트 수익률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액수다. 채권 발행 국가 이자율에 따라 채권가격이 실시간으로 움직여, 투자자 입장에서 매입하는 채권의 정확한 가격을 투자시점에서 알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이같은 투자자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한투는 시중 환율, 금리와 큰 차이가 없는 선의 '헷지 환율과 금리'를 정해 투자자에게 알려주고 환전 절차가 끝난 시점까지 헷지 환율·금리에 따라 상품을 매입할 수 있게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의 대다수는 한국투자증권측이 지기로 했다. 하지만 반대로 투자자가 환율 변화로 이득을 볼 수 있게 되더라도 차액을 돌려주지는 않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해외채권 투자를 가로막는 가장 큰 변수가 불확실성인데 이게 없어지면 투자가 크게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다"며 "헷지 환율이나 금리는 최대한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설정하도록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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