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자회사들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는 요인은 우선 한전에 우호적인 대외 경제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 차츰 안정을 되찾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전 영업이익은 해외 원자재 가격에 따른 발전 단가 변동에 크게 영향 받는다.
최근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로 국제 유가는 하락세다. 석탄 가격도 고점에서 내려왔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해 원가 부담을 더 덜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한전 영업이익 1300억원이 증가하고 국제유가가 1달러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 1180억원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주가 하락세로 가격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를 유입시키는 동력이 됐다.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최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6개월 전과 비교하면 18.3% 이상 낮은 수준이다. 한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 수준으로 지난 2000년 이후 평균(0.44배)에 못미친다.
최근 한달 사이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15개 증권사가 한전에 대해 매수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가 제시한 적정 주가는 5만6867원이다. 23일 종가(4만9000원) 보다 16.1% 가량 높은 가격대다.
한전과 자회사는 해외 수주에 의한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부터 4년간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 프로젝트에 18% 지분을 투자할 예정이다. UAE 프로젝트에서만 약 60년간 매년 순이익 16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원전 등 신규 수주도 추진 중이다. 원자력 발전소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한전KPS, 한전기술에도 수혜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남동발전, 동서발전의 연내 기업공개(IPO) 추진도 관심사다. 공모 규모 1조원이 넘는 자회사 2곳이 상장하면 모회사인 한전의 지분 가치도 급증해 한전 주가에 상승여력이 생길 수 있다. CJ E&M도 지분 31.4%를 보유한 자회사 넷마블 상장후 주가가 나흘간 10.8% 급등한 바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고배당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말
다만 전기료 인상이 제한돼 국내에서의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점 등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