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헤지펀드에 큰 돈이 몰리고 있지만 수익성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분기 국내 헤지펀드에 1조원 가까운 돈이 몰리면서 국내 헤지펀드 누적설정액이 7조5000억원까지 커졌지만 대형 헤지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주식 강세장에 헤지펀드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익을 못내고 높은 수수료만 챙겨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307개 헤지펀드의 연초이후 지난달 27일까지 3개월 평균 수익률은 고작 0.2%에 불과하다. 설정액 1000억원 이상 규모가 큰 헤지펀드 19개만 따지면 평균수익률이 -0.1%로 오히려 손실을 기록했다.
주식형펀드가 국내와 해외 모두 3개월 만에 평균 6% 수익률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1분기 강세장 국면에서 주식대비 헤지펀드의 투자매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헤지펀드는 주가가 오를만한 종목을 매수(롱·Long)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숏·Short)해서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그런데 올해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우상향 움직임을 이어가면서 대다수 헤지펀드가 공매도에서 오히려 손실을 냈다.
설정액 1000억원 이상 헤지펀드 가운데 '브레인태백'이 -6.3%로 작년에 이어 부진했다.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연 5% 안팎의 안정적 성과를 내며 가장 믿을만한 상품으로 자리잡은 삼성헤지자산운용 헤지펀드조차도 올해는 -2%대 수익률 기록했다. 올해 1분기가 헤지펀드에 있어서는 매우 힘들었던 상황이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허윤호 삼성헤지자산운용 대표는 "작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고는 개별 종목의 주가 등락이 거의 없어 개별주식 롱숏 매매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입장에선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교보악사매그넘'과 '흥국재량투자' 헤지펀드가 각각 3.8%와 2.5%의 수익률로 그나마 선전했다. 흥국자산운용의 경우 채권의 상대가치를 이용한 롱숏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올렸다. 김현전 흥국자산운용 대표는 "작년 6월 브렉시트 이후 국고채5년 금리가 크게 하락해 국고채1년 금리와 역전됐는데 이런 비정상적 상황을 활용해 5년물을 공매도하고 1년물을 매수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면서 "같은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5년물 금리가 더 많이 상승해 큰 수익이 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어 불과 1년도 안돼 8000억원 가까이 자금을 끌어모으며 삼성운용을 바짝 뒤쫓고 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1분기 0.7%로 안정적 성과를 나타냈다. 타임폴리오 역시 공매도 투자에선 손실을 기록했지만 전자·화학·철강 등 경기민감주 투자에서 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헤지펀드는 운용보수 1%, 판매보수 1%에 운용성과에 따라 발생 수익의 10~20%를 성과보수로 가져가는 고비용 구조의 상품이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 벗어날 것이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5년째 강세장이 이어지는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헤지펀드에 대한 무용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대형주 뿐만 아니라 실적호전 중소형주에 대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종목 장세가 펼쳐지면 헤지펀드 수익률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국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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