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가 상업지역 활성화를 위해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단행했다. 과천의 주요 상업 지구인 별양·중앙동 용적률을 최고 1300%까지 끌어올렸다. 아울러 해당 상업지 내에서 블럭단위 공동개발을 하는 용지에 대해서는 건물 층수 제한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4일 과천시청에 따르면 과천시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별양동·중앙동 상업용지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확정했다. 과천시 관계자는 "상업지역 내에 재건축을 추진하는 건물들이 늘고 있어 관리계획을 30여년 만에 손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경안은 기존의 관리계획에 담긴 별양동과 중앙동 상업 지역 용적률과 높이 제한 등을 대폭 완화했다. 별양동 간선도로변의 기준 용적률은 기존의 600%에서 800%로 올렸다. 기준 용적률이 400%였던 도로변 외 내부 용지에도 600% 용적률을 적용했다.
또 사업자가 주차시설 확보와 친환경 건물 설계 등 시의 요구에 맞는 조건을 제시하면 인센티브로 추가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햇다. 과천시는 각종 인센티브를 모두 활용해 끌어올릴 수 있는 허용 용적률 범위를 최고 1300%로 설정했다. 이는 일반상업지역 법정 최대치다.
특히 과천시는 블럭단위 공동개발의 경우 별양동과 중앙동 상업용지 내 어디든 층수 제한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건물별 단독 개발에 대해서도 층수 규제가 완화됐다. 시는 위치별로 차등화해 적용했던 기존 13~23층 높이 제한을 15~30층으로 상향 조정했다.
과천시의 건축 규제완화는 서울시와 비교할 경우 '파격'이란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 서울 시내에서 낙후지역을 대표적인 상업·업무지구로 전환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인 용산역세권 일대는 과천시에 비해 강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용산제1종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용산역 주변 일반상업지구는 기준용적률이 600%, 최고 가능 용적률이 1000%다. 또 용산지구단위계획은 가로변 일반상업용지의 높이를 최고 100m 이내로 규제하고 있다. 일부 특별계획구역만 최고 150m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다.
과천시가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침체되고 있는 과천 상업 지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인근 신도시에 신규 상업지역이 속속 등장하면서 과천 상권이 활기를 잃고 있다"며 "상업용지 내 재건축 사업성을 높여줘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정부 기관들이 떠나면서 과거보다 과천 상업지가 침체된 상황"이라며 "마침 과천 주택 재건축 시장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어 상업지구 규제 완화와 함께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과천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블럭단위 공동개발 등은 이해관계자들 간 의견 조율이 어려워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천시는 개발사업성을 높이면서도 상업지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이번 관리계획 변경안을 통해 공공보행로와 주차장 설치 의무를 강화해 도심 속 연결성 극대화를 추구했다. 사업자는 건물 재건축 시 보행로 확대를 위해 지상 혹은 지하 공동보행로를 설치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지상·지하에 보행로를 1개 설치하면 기존 용적률에 추가 용적률 100%를 더할 수 있다.
또 주차난 해결을 위해 자주(自駐)식 주차장 설치가 의무화됐다. 공동주차장을 지하 2개층 이상 설치할 경우 300%의 추가 용적률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에는
아울러 앞으로 별양·중앙동 일대 상업용지에는 숙박시설 건설이 엄격히 제한된다. 모텔·여관 등 시설이 주거지역 인근 상권에 난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만 주거지역으로부터 100m 이상 떨어진 용지에 한해서만 숙박시설이 허용된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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