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정유회사 인디언오일을 예로 들어보자. 이 회사는 현재 인도 전역에 2만4000개의 주유소를 갖고 있다. 연간 6500만t의 정제 생산 능력과 45%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인도의 대표 정유기업이다. 하지만 3년 전까지만 해도 주가가 시장 및 경쟁 업체 대비 현저하게 할인돼 있어 수익성이 낮은 공기업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2013년 말 인도 정부는 정유회사들이 액화석유가스(LPG) 및 등유에 대한 보조금을 주던 것을 줄이고 대신 원유 가격을 매월 소폭 인상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인디언오일은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 정책으로 인해 주요 상품인 경유와 휘발유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물론 유가를 올리는 것은 한창 성장 중인 인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다수의 비판도 존재했다. 하지만 모디 정부가 시행한 유가 인상은 중간층 및 저소득 가구보다는 보조금 지급에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상업시설을 주 타깃으로 한 것으로 모디 정부는 이 정책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해 정책을 강행했다. 동시에 인도 정부는 2014년 이후 원유 가격 간섭을 현저히 줄였다. 결과적으로 2013년 8%에 불과했던 인디언오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해 15%까지 올라갔다. 시장은 2년 안에 ROE가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BR도 0.6배에 불과하던 인디언오일 주식은 2.4배까지 재평가받으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
현재 수익성을 회복한 인디언오일은 연간 약 40억~50억달러의 신규 정유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고용 창출 및 지방정부 보조를 위해 매년 약 5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주식 가치도 4배 증가하며 인도 정부의 주식 가치는 현재 170억달러에 달한다.
국가와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은 이를 토대로 이익 창출을 통해 세금을 더 내고 고용을 확대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인도는 이제 그 출발선에 서 있다. 그리고 세계가 인도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울 차다 미래에셋자산운용 CIO][ⓒ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