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영업 시작부터 돌풍을 일으키자 증권사들도 이 기회를 놓칠세라 '비대면 계좌'를 통한 고객 확보전에 돌입하고 있다. 비대면 계좌란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이용해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계좌를 말한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개업 이틀 만에 가입자가 6만명을 돌파했고 5일에는 카카오뱅크 본인가도 앞두고 있어 비대면 계좌 개설 열풍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은행권보다 늦은 지난해 2월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증권업계에서 은행보다 더 빠른 속도로 비대면 계좌가 늘어났다. 증권사들이 은행보다 지점 수가 적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계좌를 여는 비대면 계좌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총 73만개의 비대면 계좌가 개설됐는데 이 중 증권사 계좌가 약 60만개에 달했다.
영업점 없이도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미 전체 계좌 10개 중 7개가 비대면으로 만들어질 정도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내려받아 스마트폰으로 증권 거래를 하려면 처음에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은행에 가야만 했다. 하지만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서 이런 불편이 사라지자 신규 계좌 개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영업점을 유지하고 있는 중대형 증권사들도 앞다퉈 비대면 계좌 개설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증권사들도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는 것 등의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층이 있었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오면서 이런 부분이 해소되고 있어 지금이 고객을 늘리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말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 고객에 한해 2025년까지 주식 거래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