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실손보험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손해보험사 '빅3'가 이달 들어 판매한 새 실손보험 가입 건수를 살펴본 결과 기존 실손보험 판매 실적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A사의 단독형 실손보험 가입자는 달랑 30명이었다. 새로운 실손보험이 나오기 전인 지난달 말까지 판매한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가 매주 400명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채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B사 역시 새로운 실손보험 가입자 수가 기존 실손보험의 반 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나은 C사도 종전 실적 대비 30% 줄어든 240건의 신실손보험 계약을 하는 데 그쳤다. 새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연초부터 소비자들 관심이 뜨거웠던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A보험사 관계자는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가 이미 3400만명에 달해 국민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며 "새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요층을 발굴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실손보험을 버리고 새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들도 보험을 바꿨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조건 예전보다 크다고는 볼 수 없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2009년 이전에 나온 실손보험 일부는 병원비 중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0원'인데 새 실손보험 기본형의 경우 자기부담률이 20%·특약은 30%에 달해 저렴한 보험료를 감안하더라도 기존 보험을 유지할 때보다 손해를 볼 수 있다.
너무 저렴한 보험료 탓에 보험사들이 새 실손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들의 주력 판매채널인 설계사 조직을 활용하기도 어렵다. B보험사 관계자는 "기존 실손보험은 종신보험 등에 특약으로 끼워서 팔면 월 보험료가 10만원을 훌쩍 넘지만 새 실손보험은 기본형의 경우 1만원대 수준"이라며 "팔아도 수당이 별로 안 나오다 보니 설계사들이 취급하기 힘든 상품"이라고 귀띔했다.
결국 하반기에 기존 오프라인 상품보다 더 저렴한 온라인 실손보험이 나와야만 새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