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12일(15:2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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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던 울산지역 중견제조업체 세화엠피가 오너리스크로 기업회생(법정관리)에 실패해 끝내 회사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파산부는 전날 '채무자가 회생계획을 수행할 가망이 없음이 명백하다'면서 회생회사 세화엠피에 회생폐지 결정을 내렸다. 회생폐지는 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기업의 회생절차를 중단하는 법원의 명령으로, 이에 따라 세화엠피는 회사문을 닫아야 할 궁지에 몰렸다. 기업이 자본잠식에 빠진 만큼 회생절차를 통하지 않고 자력으로 기존 채무를 정상적으로 변제하기가 불가능한 탓이다.
세화엠피의 경영위기는 오너리스크에 비롯됐다.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은 지난 2015년 포스코 자금 650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로 검찰에서 구속된 후 올해 초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이 확정돼 현재 형을 치르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포스코의 협력사인 세화엠피가 포스코로 흘러들어가야 할 건설대금 662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세화엠피는 리더십 부재로 제대로 된 경영판단을 내리지 못해 급속히 실적이 악화됐다. '발주처 대금을 횡령한 업체'라는 딱지가 붙으면서 기존 거래처와의 계약도 끊겨 2014년 782억원이던 매출액은 2015년 305억원, 지난해 144억원으로 1/5 토막이 나버렸다. 2014년 250억원이던 당기순손실도 2015년 699억원까지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50억원을 올리기도 했지만 이미 매출이 크게 줄어 유의미한 흑자전환으로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
지난해말 기준으로 세화엠피의 자산은 1294억원이지만 부채가 1857억원에 달해 극심한 자본잠식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 3월말 세화엠피의 감사를 맡은 청남회계법인은 '감사의견의 근거가 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며 감사의견거절을 표하기도 했다.
세화엠피는 1982년 설립된 울산지역의 중견 제조업체다. 볼트·너트 등의 산업기계부품제조 및 철강구조물 제작 및 설치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 2015년 검찰수사 직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